147 : 글쓰기 좋은 질문 525번

by 마하쌤

* "똑, 똑!" "누구십니까?" "손님입니다" "들어오세요" - 이 유머를 이야기에 사용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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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47일 동안 매일 짧은 글을 쓰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나는 소설 타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야기를 창작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는 데서 크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더라.



나는 오히려 내 일상에서 일어나는 실제 이야기를 쓰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하고, 재밌어한다.

즉, 에세이 타입인 것이다.

이 책 '글쓰기 좋은 질문 642'는 애초에 작가들이 만든 것이라,

아무래도 이야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창작력을 돕기 위한 것이겠지만,

나는 그냥 이걸 내 방식대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동력으로 삼고 있기에,

오늘도 역시나 글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진 않을 예정이다. ㅎㅎㅎ




최근에 엄마랑 같이 '응답하라 1988'을 주말마다 두 편씩 보고 있는 중이다.

나의 어린 시절과 엄마의 중년 시절이 어우러진 추억여행을 함께 즐기고 있다.



그런데 오늘 주제를 보니 거기 나오는 인물들 중에, 정환이 & 정봉이 아부지(김성균 분)가 딱 생각난다.

이 양반은 유머 일번지를 제일 좋아하고, 거기서 나오는 유머를 현실에서 끊임없이 구사하길 멈추지 않는데,

아내도, 아들 둘도, 가족 중에 어느 누구 하나 유머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

유머를 시전할 때마다 외면 당하거나, 그만하라고 윽박지름을 당하거나, 심하면 두들겨맞기도 한다. ㅋㅋㅋ

물론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틈날 때마다 맨날 그러기 때문에 솔직히 맞을 만도 하다... 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행히도, 아랫집 사는 덕선이가 잘 받아줘서 그나마 때때로 욕구를 해소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실 나도 다큐형 인간이라 유머를 잘 받아주지 않는 편이다.

실없는 농담이나, 하나도 안 웃긴 얘기를 들을 때면, 표정 관리가 잘 안 된다.

왜 저래... => 2. 이제 그만 좀 하지... => 3. 아, 제발 쫌!

보통 요런 단계로 진행된다.



유머 뿐만 아니라, 장난도 잘 못 받아준다.

갑자기 나타나서 왁! 하고 놀래키는 것도 엄청 싫어하고,

쿡쿡 찌르거나, 확 밀거나, 일부러 다리를 거는 등등의 모든 신체적 장난을 빙자한 집적거림도 극혐한다.



누군가는 나를 '진지충'이라고 부를 정도로,

쓸데없는 소리로 점철된 대화를 너무 싫어한다.

연예인 뒷담화, 정치인 뒷담화, 옆집 누구누구 이야기 등등...

나는 자신의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남의 얘길 하는 걸 별로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내 대화상대의 문제와 직접 연관된 타인의 얘긴 괜찮지만, 생판 남 얘기는 별로 관심없다)



때때로 내가 너무 재미가 없나 싶기도 하고,

친구들의 농담이나 장난을 잘 안 받아주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긴 한데,

싫은 건 싫은 거다.




만약 내가 쌍문동 그 거리에 살았으면,

어쩌면 기피대상 1호가 정환이 아부지였을지도 모르겠다. ^^;;

(내겐 너무 버거운 정환이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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