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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 글쓰기 좋은 질문 596번

by 마하쌤

* 담당하는 환자를 아주 싫어하는 간호사의 관점에서 글을 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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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호사이고, 내가 담당하는 환자를 아주 싫어한다 이거지?


흠...

그렇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내가 가진 좋은 특질들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을 거야.


난 재치있는 농담을 자주 해서 사람들을 잘 웃기는데,

그 환자한테는 그런 농담을 하지 않을 거고, 그 사람이 나 때문에 웃는 일도 없을 거야.


난 상대방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가, 그 사람의 좋은 점, 대단한 점, 멋진 점을 잘 알아차리는데,

그 환자한테는 그런 걸 발견해도 말해주지 않을 거야.


난 굉장히 세심하고 다정한 편이라, 그 사람이 원하는 것, 불편한 것을 잘 눈치채는데,

그 환자한테는 그런 게 보여도 대신 해주지 않을 거야.


난 상대방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큰데,

그 환자한테는 일부러 절대로 말해주지 않을 거야.


난 그 사람을 위해서 얼마든지 기도해줄 수 있는데,

그 환자한테는 기도해주지도 않을 거야.


대신,

내가 아닌 다른 간호사, 혹은 안드로이드 로봇이었어도 아무 상관없는,

애정이나 관심이 조금도 담기지 않은,

간호사로서 해야 할 일만, 아무 말 없이, 아무 표정 없이, 아무런 반응 없이,

지독하게 계산된 행동만 할 거야.

나와의 인터랙션을 0에 가깝게 수렴시킬 거야.

그래서 그 환자의 옆에 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환자가 너무나 외롭고, 서럽다고 느끼게 해줄 거야.


와... 쓰면서 나한테 소름이 끼치네.

너무 잔인하지 않아?

이건 정말이지 인간이 인간한테 할 짓이 아닌데?! @.@

아무리 미워해도 진짜 이렇게까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거꾸로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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