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파범이 되어 협박 편지를 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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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 주제를 볼 때마다 참... 가슴이 아픈 게...
폭파범도 그렇고, 유괴범도 그렇고,
그 사람들이 폭파를 하고, 유괴를 하려는 이유는,
정말로 폭파를 하고, 유괴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폭파와 유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서,
자기들에게 관심을 집중시키고,
그 관심을 이용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함이다.
그 말은 이런 극단적인 수단이 아니고서야,
아무도 자기들에게 관심을 주지도,
자기들 말을 들어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즉, 나를 보게 하기 위해서, 나라는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내 말을 듣게 하기 위해서라는 거지.
유괴 전화를 해놓고 반응을 기다리면서,
협박 편지를 써놓고 반응을 기다리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반응이 오지 않으면,
결국 유괴한 사람을 죽이거나, 폭파 버튼을 누르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과연 죽일 수 있어서, 폭파할 수 있어서 기쁠까?
아니면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아무도 반응해주지 않아서,
아무도 내 얘길 들어주지 않아서,
아무도 내가 원하는 걸 해주지 않아서,
슬프진 않았을까?
물론 자기 목적을 위해 남에게 위해를 가하고 협박을 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범죄이고, 무조건 나쁜 짓인 건 맞다.
애초에 어떤 이유로도 그러면 안 되는 거고, 그랬으면 벌 받아야 하는 것도 맞다.
그리고 그 중에는 인간적인 어떤 면도 없이,
조커처럼 공포를 조장하는 행위 자체로,
다른 인간들이 괴로워하는 걸 보는 것 자체로 쾌감을 느끼는 변태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이러면 안 된다는 일을 하면서까지,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그 마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는데,
마음이 너무 씁쓸하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