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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 글쓰기 좋은 질문 155번

by 마하쌤

* 어머니가 항상 조심하라고 경고했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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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없다, 그런 사람.

우리 엄마는 늘 나에게 '사람을 좀 믿어라'라고 말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원래부터 조심성 많고 의심도 많은 성격이다.

좀처럼 남을 쉽게 믿질 않는다.


그래서 갑자기 훅 다가오는 사람을 더 많이 경계하고,

선물 공세를 펼치거나, 이유 없는 호의를 베푸는 사람을 더 조심한다.

갑자기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물론.


하지만 우리 엄마는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사람하고 바로 대화를 시작하고,

그 사람이 추천해준 곳에 기꺼이 찾아가 보려 하고,

그런 우연한 만남들을 다 좋은 기회고, 복이라고 생각하신다.


그런 엄마를 나는 '팔랑귀'라고 생각하고,

남한테 언제든지 휩쓸릴 수 있는,

언제라도 쉽게 사기당할 수 있는 크나큰 위험 요소로 본다.


늘 나처럼 사는 게 옳은 거라고 믿어왔지만,

요즘 들어서 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엄마가 보는 세상은 좋은 사람들로 가득찬, 우연한 기회들로 가득찬 아름다운 곳인데,

내가 보는 세상은 나쁜 사람들로 가득찬, 속임수과 사기가 난무한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세상엔 좋은 사람들과 나쁜 사람들이 섞여 있고,

우연한 기회와 속임수들도 다 섞여 있는 곳이라는 건 안다.

그래서 엄마도 맞고, 나도 맞지만...

만약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 것인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과연 나처럼 의심과 경계 속에서 사는 것이 제일 좋은 선택이냐 하는 거다.


특히 요즘 학생들이 극도의 경계심을 갖고 세상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나라도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거꾸로 들기 때문이다.

타인을 전혀 믿지 못하는 삶이 결코 녹록할 리 없으며,

불안 속에서 한평생을 살아가야 할텐데,

그건 너무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들 마음이 이해는 되지만 말이다.


믿었다가 배신 당하면 너무 고통스럽지만,

아예 믿어주지 않는 것 때문에 상처받는 마음도 꽤 고통스러울 것 같다.


아...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한 것처럼,

정녕 '배신 당할 용기'도 필요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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