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 글쓰기 좋은 질문 188번

by 마하쌤

* 현재의 관점으로 자신의 대학 입학지원서를 다시 써보라. 지원서에는 다음 질문의 대답이 있어야 한다. "우리 대학이 당신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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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95학번이니까,

대학에 들어갔던 게 벌써 30년 전이다.

입시를 치뤘으니 당연히 나도 입학지원서를 썼을 테지만,

어떻게 썼었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내가 어느 대학에 가고 싶어하느냐에 대해선 거의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성적으로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어느 학과에 가고 싶어하느냐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성적으로 갈 수 있는 학과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외국어 고등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어학 관련 학과를 가야지만 특혜를 받을 수 있어서,

다른 학과를 갈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해봤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 모든 프로세스들이 참 황당한 일이었구나 싶다.

어쩜 그렇게 맹목적으로 성적 하나에 맞춰서 내 미래를 결정했었는지 놀랍고,

그 와중에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원하는 것을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도 놀랍다.

그 시절 분위기가 다 그랬으니 나도 그랬던 거겠지 싶으면서도,

내 인생인데, 내 미래인데,

어쩜 그렇게 수동적일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갈 수 있는 대학과 학과에 갔을 뿐이었으니,

그 이후로 수많은 진로 고민을 하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헤맬 수밖에 없었던 게 당연하다.



그래서 오늘의 질문처럼, "우리 대학이 당신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


- 네, 저는 지금까지 그저 대학에 가야 한다는 미션 하에, 아무 생각 없이 순종적으로 살아온 학생입니다.

저는 이 대학이 이런 저를 변화시켜주길 바랍니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공부를 하고, 나를 두들겨 정신이 번쩍 나게끔 해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살아왔을지언정, 앞으로는 절대로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는 의식을 확실하게 가지게끔 가르쳐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대학교 시간강사로서,

지금 내가 나의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옛날의 나처럼,

여전히 성적에 맞춰 어쩌다 보니 이 대학에 와있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앞으론 그러면 안 돼. 정신 똑바로 차려. 네 삶을 만들어가는 건 너 자신이야, 라고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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