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5년 동안 어떤 섬에 고립되어 있다. 평범한 하루를 설명하라.
---------------------------------------------------------------------------------------------------------------------------
흠... 5년 동안이나 고립되어 있었는데도 아직 죽지 않았다는 소리니까,
어떤 식으로든 매일 생존하는 법을 터득했다는 뜻이겠군.
섬에 고립된 선배들을 언뜻 떠올려보니,
제일 유명하신 분이 로빈슨 크루소(대니얼 디포의 1719년 소설 속 주인공)일 것 같고,
(나무위키엔 "현대까지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는 무인도 생존물의 원조"라고 소개되어 있더라. ㅋㅋㅋㅋㅋ)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분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배구공 윌슨과 생활하셨던 톰 행크스이고,
우리나라 분으로는 영화 "김씨 표류기"에서 밤섬에 고립되었던 정재영 배우님이 생각난다.
가장 최근엔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서 박은빈도 15년 동안 무인도에 있다가 탈출했었다.
다들 섬의 특성과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생활들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
내가 갇힌 섬이 구체적으로 어떤 섬인지는 특정되어있지 않으므로,
그냥 막연하게 상상을 해야 할 듯 싶다.
일단 나는 나무 집이나 나무 위 집보다는 동굴을 선호했을 것 같다.
집 짓는 것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기존의 지형지물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리고 불 피우는 것은, TV나 영화에서 본 게 있기 때문에, 나뭇가지를 손에 피날 때까지 비벼댔을 것 같은데,
5년 동안이나 살아남았다고 하니, 어떻게든 터득했으리라 본다. (불 없이 5년 생존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나는 먹는 게 중요한 사람이니까, 아마 하루종일 뭘 어떻게 먹을지만 궁리했을 것 같다.
하루의 모든 시간을 먹거리를 채집하거나 수렵하거나, 요리하거나 보관하면서 지냈을 듯.
밤이 깊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면,
동굴에 누워서 내일은 뭐 먹지를 또 궁리했겠지. ㅋㅋㅋㅋㅋㅋ
뭘 하나 얻으려고 해도 도시처럼 쉽게 얻어질 리 만무했을 테니,
아마 운동은 살면서 저절로 됐을 것이다.
햇빛에 그을리고 생활 근육으로 가득한 슬림한 몸매가 되었을 나를 상상하니 살짝 설레기도 하는 걸? ^^
아! 옷!
옷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성경에서처럼 나뭇잎으로 가리고 다닐 수도 없고,
아무도 없다고 해서 나체로 다닐 수 있는 성격도 못 되고,
아마 구멍이 나고 해어져도 어떻게든 다시 여미고 이어붙여서,
실종 당시의 옷을 넝마가 될 때까지 입고 지냈을 듯.
겁이 많으니 야생 동물에 대비해 안전 장치들도 부지런히 만들어놨을 것이다.
나무를 날카롭게 깎은 창 정도는 어떻게든 구비하고 있지 않았을까?
나는 요즘도 혼자 중얼중얼, 나 자신과 대화를 자주 하며 살고 있으니,
섬의 모든 것들과 다 혼잣말을 하며 지낼 것이다.
꽃 친구, 나무 친구, 바위 친구, 바람 친구, 별 친구들이 아주 많이 생겼겠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나의 하루를 기록했을 것이다.
동굴벽에 바를 정자를 써서 무인도에서 지낸 날을 기록하든,
나뭇가지를 불에 그을려서 그 검댕으로 어딘가에 몇 자 적든 간에,
자기 전에 일기 쓰듯이 뭐라도 써놔야 직성이 풀렸을 듯.
갑자기 맷 데이먼이 주연한 '마션'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그는 영화 속에서 화성에 고립되었었는데,
화성에서의 그의 하루가 얼마나 일이 많고, 다사다난했는지를 보면서,
와... 어디서든 삶은 진짜 녹록치 않구나를 실감했었더랬다.
그래, 나는 섬에서도 진짜 바쁘게 살았을 것 같다.
거기 간들 평생 가져본 적 없는 삶의 여유를 누릴 턱이 없겠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