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육 시간에 겪은 최악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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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얘기하면 체육 시간 중에 겪었던 경험은 아니고,
체육 시간 후에 겪었던 경험이다.
그때는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였고,
그날은 체육 시간에 100m 달리기를 하는 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여중생들은 가슴 발육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너무 큰 것을 부끄러워했었다.
특히 달리기를 하면 가슴이 심하게 출렁거리기 때문에,
여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큰 여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심하곤 했다.
우리 반에도 그런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그 날도 그 애가 달리기하는 걸 보면서 애들이 막 놀려서 매우 기분이 안 좋은 상태였다.
수업 마치고 교실에 들어와서 체육복을 갈아입고 있었는데,
그 애가 나한테 오더니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야, 조민영, 너 그거 알아? 남자들은 가슴 작은 여자 안 좋아해.”
나는 속으로 얘가 갑자기 나한테 왜 이러나 싶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등이 두 짝이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가슴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그 당시엔 남자 아이처럼 가슴 발달이 거의 없던 상황이었다.
아마 우리 반에서 내가 가슴 발육이 제일 늦었기 때문에 나를 타겟으로 삼은 듯 했다.
그러더니 그 애는 이어서 나에게 저주의 말을 쏟아냈다.
“넌 가슴이 작으니까 아무 남자한테도 사랑받지 못할 거야.”
(=난 가슴이 크니까 남자들한테 사랑을 많이 받을 거야.)
무슨 마녀도 아니고,
나한테 왜 이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슴 큰 스트레스를 거꾸로 나한테 퍼부은 거라고 이해는 된다.
하지만 문제는 한창 예민했던 사춘기 시절,
안 그래도 여성미가 별로 없어서 걱정이었던 나에게,
그 애의 그 저주는 그대로 삼켜졌고,
나는 그 후로도 아주 오랫동안 남자들이 나를 안 좋아하는 게 가슴이 작아서라고 철떡 같이 믿고 살았다.
그러니 이 일을 ‘체육시간에 겪은 최악의 경험’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