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 : 글쓰기 좋은 질문 416번

by 마하쌤

* 술집에서 겪은 최악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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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과 시절의 일이다.

소설 수업 시간에 단편 소설을 써서 순서대로 합평을 받는 중이었다.

그 날은 내 차례였고,

교수님께서는 내 글이 문창과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건강한 방식의 글쓰기라며,

50분 가까이 내 단편 소설에 대해 칭찬을 해주셨다.


그리고 그럴수록 교실의 분위기는 점점 더 숨막힐 정도로 무겁게 내려앉았다.

하도 선배들의 눈치가 보여서 속으로 '하아... 교수님, 제발 그만 하세요.' 라는 마음이 들 때쯤,

드디어 수업이 끝났다.

칭찬을 받아 기쁜 마음보다는, 불편한 마음이 더 커지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교수님께서 나가시자마자 선배들이 나를 둘러싸더니,

"이렇게까지 극찬을 받으셨는데, 술 한 턱 쏘셔야지?" 하면서 나를 데리고 술집으로 직행했다.


술을 잘 못 마시는 나로서는,

그때까지 선배들과의 술자리를 최대한 피해왔었는데,

저렇게까지 얘기하면서 목덜미를 탁 잡고 끌고 가는데 도저히 도망갈 방법이 없었다.


그들은 "오늘은 얘가 쏜다!" 하면서 진짜 무지막지하게 술과 안주를 시켰고,

술에 거나하게 취하자, 나를 가운데에 앉혀 놓고 본격적으로 쥐잡듯이 잡기 시작했다.


그깟 칭찬 좀 받았다고 우쭐대지 마라,

그 교수는 이미 감이 떨어졌으니 그 말 믿을 거 없다,

네가 소설에 대해 뭘 아냐,

네가 고생해본 적이 있느냐,

네가 쓴 건 소설도 아니다...

이러면서 내 싹을 아예 깡그리 짓밟아버리려는 듯이 몰아세웠다.


그리곤 1차, 2차, 3차까지 끌고 다니면서 모든 술값을 내가 내게 했다. ㅠ.ㅠ


하아...

내가 정말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내가 무슨 잘못이 그렇게 크길래, 그들의 이 분노를 다 감당해야 했을까?

진짜 너무너무 끔찍했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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