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이 보이지 않는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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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를 보자마자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 떠올랐다.
국회입법조사처 허민숙 연구관님이 쓰신 책인데,
내가 이 분을 어떻게 알게 됐냐 하면,
한양대에서는 강사들이 매년 의무적으로 온라인 인권 및 폭력 예방 교육을 받게 하는데,
이 분이 인권 교육 때마다 매번 전문가로 등장하시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교제 폭력에 희생되어서,
남자 친구에게 죽임을 당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글의 주제처럼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가, 폭력을 당하고, 스토킹을 당하다가, 결국 살해되고 마는,
끝이 보이지 않는 결별의 희생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착하고 다정한 남자의 탈을 쓰고 접근했다가, (세상에 이런 남자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처음에는 너무 잘한다고!) 여자가 완전히 넘어왔다 싶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통제의 본색을 드러내는 남자들,
여자 친구의 가족 및 친구들과의 연결을 모두 끊기게 해서, 의지할 곳 없이 고립시킨 후에,
그녀의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까지 가스라이팅하고, (자기 기분이 나쁜 이유를, 무조건적으로 자신에게 다 맞춰주지 않는 여자 친구의 탓으로 돌림! "다 너 때문이야!!")
한껏 취약해진 상태의 상대에게 마음껏 폭력과 통제를 행사하면서,
자신의 빈약한 자존감을 채우려고 하는, 어른이 되지 못한, 지독하게 미성숙한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이 남자들은 여자 친구가 어떻게든 자신을 떠나려고 하면,
처음엔 울고 불며 잘못했다고, 다신 안 그러겠다고 매달리다가,
네가 날 떠나면 자살해 버리겠다고 위협하다가,
그것도 안 되면 너희 가족과 친구들까지 다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다고 한다.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아내더라도 워낙에 여자 친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친밀한 관계인터라,
집요하게 스토킹을 하면서 괴롭힌다고.
실제로 경찰에 몇 번이고 도움을 요청해봤자 제대로 개입 및 보호도 못 해주는 현실이고,
경찰이 제공해주는 스마트 워치도 크게 도움이 못 된다고 한다.
(스마트 워치 갯수가 한정적이어서 한 달 정도 제공한 후에는 도로 가져간다는 얘기에는 뒷골이 띵... )
이런 교제폭력으로 죽어가는 전세계 여성의 수가 어마어마해서,
전쟁에서 죽은 여성의 수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ㅠ.ㅠ
한때 사랑했던 남자에게 죽임을 당하는 그 심정이 어떨지... OTL
하아... 이 남자를 끝까지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 그걸 미리 어떻게 알겠는가...
진짜 목숨 걸고 해야 하는 게 사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