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조이스는 '실수는 깨달음의 문'이라고 했다.
당신은 어떤 실수를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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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얘기지만,
뮤지컬 대본을 쓰는 일을 하던 시절,
큰 회사와 일하다가 잘리고 나와서,
이제 도대체 누가 내 작품을 공연으로 만들어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을 때였다.
아는 배우를 통해 한 연출가를 소개받게 됐는데,
나는 무명 작가인 내 작품을 쓰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은 나머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의 공연 단체가 어떤 곳인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고,
심지어 내 대본을 완전 싸구려 취급해서 후려치는 데도 불구하고 그저 감사하며 그 기회를 잡았다.
큰 회사에서 잘린 일로 인해서,
그 당시의 나는 자존감이 저 바닥에 있었기에,
경력이 많은 그가 그저 대단하게만 보였고,
그렇게 함부로, 헐값으로 계약한 일로 인해,
몇 년 동안 내 인생 최악의 시기를 겪어야 했다.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연이어 터졌고,
내 상식을 넘어서는 비인격적인 모독에 나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 성급하게 뛰어들었던 일에서,
또 비슷한 일을 겪어야 했고,
밑바닥이라고 생각했던 지점에서 다시 지하 몇 층은 더 파고들어야 했다. ㅠ.ㅠ
그래도 그때 배운 게 있다.
경력이 많다고 해서 다 대단한 건 아니라는 것.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그때 정말 절실히 깨달았다.
사람은 겪어봐야만 알 수 있고,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는 사람일수록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도 그때 배웠다.
그리고 나 자신을 낮춰볼수록,
사람들은 나를 더 더 많이 낮춰본다는 것도 배웠다.
그땐 나를 낮추는 게 겸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그냥 힘이 없어서 나를 지키지 못한 거였다.
그래도 그때는 젊었고, 뭘 잘 몰랐기에 그런 대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그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간 영원히 재기 못할 것만 같아서 무섭다.
그 시기가 지나간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 감사할 뿐이다. 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