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면서 가장 질투를 느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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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직도 너무 생생하게 기억하지...
고등학교 때 다른 반 여자 아이였는데,
내가 엄청 좋아했던 선생님이 그 아이를 특별 대우 했더랬다.
보통 선생님을 연모하는 여고생들이 하는 뻔한 패턴들이 있다.
선생님께 선물을 갖다 바치거나,
선생님 수업 끝나는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있다가,
그 앞에 나타나 수줍게 인사하고, 수선스럽게 도망가거나,
친구들을 동원해서 선생님 지나가실 때 괜히 내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게 시키거나,
괜히 질문거리 만들어서 교무실로 찾아가거나, 뭐 이런 것들.
나도 했고,
다른 애들도 다 그렇게 했는데,
내가 질투를 느꼈던 그 애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애는 유독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풍겼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선생님이 걔하고는 '대화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그냥 선생님을 쫓아다니며 꽥꽥 소리를 지르는 한 떼의 무리 같았다면,
그 애는 선생님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게끔 하는 그런 존재였다.
선생님을 뒤쫓아 다니다 보면,
선생님이 그 애랑 단 둘이 테니스장 같은 곳에서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두 사람이 같이 있는 모습이 선생과 학생이 아니라,
흡사 동등한 두 남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몹시 부아가 치밀곤 했었다.
급기야 선생님이 걔랑 둘이서 있을 때는 서로 반말을 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그 애에 대한 나의 질투는 거의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오죽하면 고등학교 졸업한지 30년이 더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애 이름 석자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흠모하는 선생님이 인정한,
전교에서 유치하지 않았던 유일한 여고생이라니,
그것보다 더 치명적으로 나에게 열패감을 안기는 건 없었다.
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아직까지 내 안에 있는 이 아찔한 질투심이 느껴진다.
걔는 지금 어디서 뭐 하면서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