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 : 글쓰기 좋은 질문 5번

by 마하쌤

* 당신은 우주 비행사다. 당신의 완벽한 하루를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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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고,

그저 TV나 영화에서 봐온 몇몇 이미지가 전부인지라 잘 알 순 없지만,

일단 우주 비행사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정해진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지구를 떠날 때 계획하고 입력했던 대로,

오늘도 오늘만큼의 정해진 궤도 돌기를 완수하고,

그 안에서 해야 할 일들(탐사, 기록, 전송 등등)을 빠짐없이 해냈다면,

그걸로 충분히 완벽하고 좋은 하루이지 않았을까 싶네?


그 외에는 여흥처럼,

어제와 거의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디테일들이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하루일 것도 같다.

예를 들어, 함께 있는 다른 우주 비행사와 어제와 조금은 다른 주제로 흥미로운 대화를 했다거나,

똑같은 우주 음식이지만, 조합이나 배합을 달리해서 조금 신선한 맛을 추구해봤다거나,

누군가가 헛발질을 해서 우스꽝스럽게 구르는 장면을 보고 배꼽 잡고 웃었다거나,

요런 자잘한 일 몇 개만 있어도 꽤 즐거웠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우주 비행사처럼 지독하게 한정된 환경에서 지낼 수록,

이런 일상의 사소한 디테일들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것 같다.

지구로부터 오는 소식 하나가 몇 주 동안 토론 거리가 될 만큼 큰 이슈로 다가올 수도 있고,

탐사 중에 발견한 처음 보는 천체의 형태가 엄청난 흥분 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우주 비행사에게 완벽한 하루란,

자신의 정해진 궤도 내에서,

같은 듯 하지만 조금씩 다른 디테일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만남에 경이로워하며 사는 삶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보면 우리네 삶은,

우주 비행사에 비해 엄청난 자유와 가능성이 주어져 있는 환경인 셈인데,

그들보다 훨씬 더 박진감 있고, 다양하게 살아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가능하니까, 그래도 되고, 그럴 수 있으니까.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자유,

먹을 수 있는 것이 무한한 자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만날 수 있는 자유,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겐 매일매일 허락되어 있으니 말이다.


나는 오늘 이 모든 것을 충분히 적극적으로 누리며 살고 있는지 한 번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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