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뮤직 애널리스트 May 09. 2020

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케어 범위와 정당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르면, “아티스트의 신체적/정신적 준비와 케어는 반드시 매니지먼트에서 해줘야 한다.”라는 내용과 “을에게 극도의 우울 증세가 발견되면, 치료 지원을 해야 한다”라는 부분이 명시되어 있지만, 의무 조항이 아니기에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 제5조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 제7조


작년 반복되는 아이돌의 자살, 활동 중단 등의 이슈로 대중들은 건강하지 못한 연예계의 실상을 보았다. 이러한 연예계의 충격적인 비보 이후 연예 매니지먼트의 아티스트 케어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태어난 아이돌은 데뷔 후에도 성공에 대한 강박, 사생활 노출에 대한 압박감, 익명성을 무기로 한 악플,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연습생 과정에서는 완벽함을 강요받는 폐쇄적인 트레이닝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아이돌의 자살이나 정신적 고통의 계기는 단연 데뷔 후에만 발생한 것이 아닌 준비 과정에서부터 누적된 것으로 생각한다. 청소년기에는 꿈을 향해 달려가다가 데뷔했을 때의 공허함과 누적된 스트레스가 그들로 하여금 안타까운 길로 내몰기도 한다. 연습생의 대부분이 청소년기에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학교에서 받지 못하는 수업이나 기본적인 또래집단 내의 생활 교육을 기획사에서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데뷔 후에도 단순히 상담 선생님을 배치하는 것이 아닌, 전문적 지식을 갖춘 전문 상담 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대학 병원과의 연계를 통한 치료를 제공하는 등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하다. 


국내 아이돌 연습 시간표 예시 (출처 : https://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0031600052)


 또한, 이러한 정신적인 케어에서만 그치지 않고, 적정한 근로 시간과 휴식을 보장함으로써 연예 근로의 질도 개선해야 한다.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 연예인, 특히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고된 일정 속 건강 이상은 심리적 불안감으로 이어져 정신적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심각함을 인식해야 한다.


신화의 김동완은 최근 자신의 SNS에 "어린 친구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편히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건강하고 밝은 미소를 보여주길 바라는 어른들이 넘쳐나고 있다. 섹시하되 섹스하지 않아야 하고, 터프하되 누구와도 싸우지 않아야 하는 존재가 되길 원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현재 연예 산업에서 팬들이 원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제일 잘 표현한 말인 것 같다. 매니지먼트만의 아티스트 환경 개선뿐 아니라 ‘우리의’ 아티스트를 오래 보기 위해서는 대중이 아티스트에게 원하는 프레임 또한 조금은 느슨해져야 한다.


신화 김동완 인스타그램


글_김서영, 김수민, 서재영, 연인지

작가의 이전글 '빌리 아일리시'의 가사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