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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 애널리스트 May 02. 2020

'빌리 아일리시'의 가사들

세계를 휩쓴, 깊고도 다채로운 내면


Bille Eilish - lovely



Isn't it lovely, all alone?

Heart made of glass, my mind of stone

Tear me to pieces, skin and bone


빌리 아일리시의 lovely는 깊고 넓은 우울감을 표현한 노래다.

마음은 유리만큼 나약하고, 정신은 돌처럼 딱딱해서

누군가와 있기보단 혼자 있을 때가 오히려 더 편한, 그런 상태.


이 노래는 '13 reasons why'라는 미국드라마의 ost 곡으로도 사용되었는데,

실제로 학생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어둠, 불신, 슬픔에 대한 감정이 본 곡으로 잘 표현되었다.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을 때, 이 노래가 나오면 마치 내가 주인공의 고통을 공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Need a place to hide, but I can't  find one near


학교에 퍼진 거짓 루머때문에 어느 누구도 여주인공을 믿지 못하고, 그녀 또한 기댈 사람이 없었다.

숨고 싶었지만, 등 뒤에 숨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여주인공은 자살을 택했지만, 빌리 아일리시는 말한다.


I'll make it out of here, even if it takes all night or a hundred years.


글_김서영





Bille Eilish - everything i wanted



I had a dream I got everything I wanted.

But when I wake up, I see you with me

And you say me, "As long as I'm here, no one can hurt you."



원했던 모든걸 이룬 화려한 꿈, 그 이면에는 그 화려함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인해서 받은 상처가 따른다.

날 위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된 순간의 상실, 고통.

하지만 곡 속의 화자에게는

악몽에서 깼을 때 그 사람들로부터 널 지켜주겠다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다.

화자곁에 실제로 그 사람이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익명의 누군가, 또는

많은 이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구호 메세지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도와달라는.


글_김수민




Bille Eilish - Come Out And Play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Is your cup half full or empty?


빌리 아일리시의 Come Out and Play는 Apple 광고의 "Holiday - Share Your Gifts"시리즈에 수록된 곡이다.

'일어나서 커피 향을 맡아.' 라는 가사는 단순한 행동을 비유하기 보다는 대표적인 각성 음료인 커피를 마시며 '정신차려 ! 현실을 직시해' 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너의 잔은 남았어? 없어?' 무한도전에서 노홍철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남들은 물이 반밖에 없다 할지라도! 저에게는 물이 반이나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무시하고 우리만의 동굴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Don't hide, don't hide

Too shy to say, but I hope you stay


재능은 영어로 'GIFT' 말그대로 '선물'이다. '선물'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이다. 재능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숨겨놓는다면, 그것은 과연 'GIFT'가 될 수 있을까?

빌리는 노래로 하여금 청자에게 '나는 너를 믿어'라는 확신을 준다.


그러고 얘기한다.


Don't hide away

Come out and play


숨지말고, 나와서 보여줘.


글_서재영



Bille Eilish - xanny



“Don't give me a Xanny now or ever”

빌리 아일리시는 약, 술, 담배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Xanny의 가사에 담았다. 그 중에서 ‘지금도, 앞으로도 나에게 약을 주지 말라’는 가사는 매우 강력한 선언을 담고 있다. 또래 집단에서의 소속감이 가장 중요한 나이대의 사람들에게는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를 생각해보라).  

‘사실 이 곡을 듣고 맘이 편하진 않잖아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목적을 가지고 만든 곡이니까요.

(출처: https://youtu.be/Ms5yMta2p9A)

비교적 약물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Xanny를 ‘분위기’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원치 않는 비행을 저지르고, 어른이 되어서도 원치 않는 행사에 참여하고, 술을 마신다. 반대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압력을 준 적이 없을까? 동조압력의 제공자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한다. 보통은 ‘don’t’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빌리는 이 노래를 통해 듣는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차 안에서 들을 때면, 스피커의 음량을 잘못 설정한 것처럼 차체가 울리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어폰으로 들을 땐 블루투스 스피커를 삼킨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가 'don't'라고 말하기 전에, Xanny를 통해 안전한 불편함을 체험해보길 바란다.


글_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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