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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 애널리스트 May 29. 2023

Bruno Mars의 Hype Boy요:AI COVER

생성형 AI가 만든 Chat GPT, 딥페이크, 그리고 AI COVER

최근 유행했던 밈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코 이 밈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Q: 홍대 가려면 어떻게 하나요?

A: 뉴진스(NewJeans)의 하입보이(Hype Boy) 요


이 뜬금없는 대답이, 앞으로는 더 뜬금없어질지 모른다.

뉴진스가 아니라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하입보이를 상상해 보았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ge0Lw5I1Tw8

출처: WhoAmI AiCover 유튜브 채널

위 영상은 약 한 달 전에 올라온 브루노 마스의 음성 AI를 입힌 곡 ‘Hype Boy’다. 언뜻, 아니. 주변 소음을 0으로 줄이고 최대한 집중하고 들어봐도 이건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다.

해외 유명 팝가수 브루노 마스가 직접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가창한 것이라고 착각할 수 있겠지만, 놀랍게도 이 목소리는 AI가 만들어낸 가짜 목소리다.


최근 음원 플랫폼과 유튜브에서 ‘AI COVER’ 영상이 성행 중이다.

과거 ‘Justin Bieber COVER’와 같이 ‘아티스트 이름+COVER’ 로만 제작되었던 음악/영상이

AI가 특정 노래를 커버하면서 ‘AI COVER’로 재탄생한 것이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ge0Lw5I1Tw8

해당 곡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 역시 흥미롭다. 

AI 목소리가 브루노 마스 특유의 버릇까지 따라 할 정도로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하며, 오히려 REAL 브루노 마스보다 한국말은 더 잘하지 않겠냐는 우스개 소리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외의 대다수 댓글은 목소리를 그대로 카피한 AI 기술에 대한 두려움 & 놀라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당 곡 이외에도 ‘The Weekend - Cupid (AI COVER)’ ‘IU - Ditto (AI COVER)’ 가 국내에서 꽤나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AI COVER는 시간이 약간 늦춰졌을 뿐, ‘Deepfake (딥페이크)' 쟁점과 유사한 형태로 논쟁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활용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을 사용했다면, AI COVER는 인공지능 기반의 인간 목소리 합성 기술 기반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Generative AI) 비정형 딥러닝 모델을 사용하여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해 내는 기술로 명령어를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스스로 이해하고 주어진 데이터로 학습, 활용하여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 내는 인공지능이다. 

Chat gpt가 바로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해당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추세이다.


생성형 AI가 음악에서 활용될 때, 어떠한 논의가 필요할지 AI COVER를 통해 살펴보자.



AI COVER의 저작권은 누가 소유하는가 



https://youtu.be/WldNcKLgzoM

위 영상은 지난달 글로벌 싱어송라이터 The Weekend(더 위켄드)와 래퍼 Drake(드레이크)의 신곡으로 소개되어 화제를 모았던 ‘Drake AI - Heart On My Sleeve ft. The Weeknd AI’이다. 


유명 아티스트의 컬래버레이션 곡이라며 떠들썩했던 곡이, 사실 ‘AI 버전’으로 합성한 AI COVER 곡으로 밝혀지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감쪽같이 대중을 끌어들일 만큼 정교했던 AI 기술에 대한 경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해당 곡의 예상 수익이 밝혀지며 ‘AI COVER로 일궈낸 수익은 누군가에게로 향하는가'의 문제로 이어졌다. 


BBC는 해당 곡이 스포티파에이서만 1,888 US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추정했으며, Billboard(빌보드)는 모든 플랫폼에서 9,400 US달러를 얻었을 것이라며 예상 수익을 발표했다. 이는 결코 작지 않은 돈이며, 이것은 곧 창작물에 대한 창작자의 배타적인 권리인 ‘저작권'의 문제로 이어진다.


해당 곡은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 뮤직의 요청으로 음악 플랫폼에서 삭제됐지만, 이는 공지능 음성이 아닌 불법 샘플링된 오디오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삭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유튜브 조회수 약 100만 회, 틱톡 조회수 1천500만 회,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60만 회를 기록하는 등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중이 좋아하는 탑 아티스트 간의 컬래버레이션을 향한 소망과 열망이 수익으로 이어져, 저작권/실연권 등의 논의가 명하게 드러난 대표적 사례이다. 


출처: ghostwriter977 틱톡 채널


현행 미국 법에서 AI가 만든 작품의 소유권과 저작권은 아직 불분명한 영역이지만, 목소리 자체는 저작권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보편적인 법조인들의 중론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AI가 만들어내는 음성, 텍스트 등은 저작권 조항에서 다뤄진 적이 없어 성우들이 법적 보호를 받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법상, 가사 악곡을 사용하는 범위에서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고 목소리를 합성하는 행위는 해당 목소리의 주인인 실연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가수, 성우처럼 목소리가 자신의 자산이고 결과물이 그대로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들이 존재하기에, 하루빨리 AI Voice에 대한 법적 테두리를 마련해야 한다.



AI COVER 목소리 당사자의 ‘불쾌감’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청취자 입장에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AI COVER는 매력적이다. 마치 하나의 곡을 만들기 위해 악기를 조합하듯이, 목소리를 조합할 수 있는 방법을 AI를 통해 찾은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공도 청취자만큼 AI COVER에 만족할까? 

만일 나도 모르는 새, 내 목소리가 이전에 한 번도 부른 적 없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면 어떨까?

물론 이를 지지하고 긍정적이게 바라보는 아티스트 또한 존재한다. 


https://twitter.com/Grimezsz/status/1650304051718791170?s=20

캐나다 뮤지션 Grimes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에 "내 목소리를 사용하는 성공적인 생성형 AI 노래에 대해 50% 로열티를 분할하겠습니다."라고 트윗할 정도로 AI COVER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티스트는 해당 AI COVER에 대해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차적으로 내가 부르지 않은 나의 목소리로 된 노래를 마주하는 느낌은 ‘소름 끼치는' 감정일 수밖에 없다.

내가 하지 않은 행위가 내가 한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AI 기술에 대한 놀라움, 본인의 목소리가 사용된 것에 대한 의문, 궁금증 등등을 느낄 수 있겠지만, 당장에 내 목소리로 노래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의 첫 번째 감정은 두려움이다.

 

목소리 당사자가 느끼는 ‘불쾌감'은 저작권과는 사뭇 다른 문제이다.

영상 딥페이크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꽤나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나, 안타깝게도 음성 딥페이크인 AI Voice Clone에 대한 사안은 논문으로도 찾기 어렵다.

AI Voice Clone 보다는 사람의 목소리를 직접 카피한 것이 아닌 일반 AI 보이스에 대한 연구에 집중이 되었을 뿐, 해당 이슈에 대한 관심이 근래에 대두되었다는 걸 지레 짐작할 수 있다.


음악 산업 외에선, 안타깝게도 AI Voice Clone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등장했다. 최근 미국에서 납치 협박 전화로 여겨졌던 통화가 실제로 AI에 의해 만들어진 완전한 사기임이 밝혀졌다. 지인/친인척의 목소리가 똑같이 들리는 AI 목소리를 사용한 사기 전화로 모든 사람이 속았던 것이다. 그만큼 AI Voice Clone는 흑백이 분명한 기술이다.


현재 AI Voice Clone을 만드는 것은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몇 분만에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편의성에 가려져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AI COVER의 방향성은?   



과연 AI COVER의 방향성의 지향점은 어디일까?

신 기술이 세상에 등장하였을 때, 예기치 못한 사회적 문제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예측'하고 ‘예방'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기술이 사용될 수 있게 전문가 및 실무자들이 방향키를 잡고 조정해나가야 한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논의 과정을 거쳐, AI 목소리에 대한 저작권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명시하는 것이다. 법적인 정의가 이루어져야만 해당 AI COVER에 대한 사용 논의를 각 사적 집단에서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COVER곡은 반드시 AI COVER라는 사실을 콘텐츠에 명확하게 기재하는 규정을 만드는 등 각 플랫폼 환경에 맞는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09qjHVpSpl8&t=5s 

출처: ������������ ����� 유튜브 채널

규정을 갖추게 되면, 오히려 생성형 AI 개발자 또는 창작자에게 일정의 권리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


유튜브 뮤직 플레이리스트 경우, 과거 유튜브 관리자가 직접 영상을 편집하고, 곡을 선택하고, 스토리를 구상하는 노고에 물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영상에 대한 수익은 해당 곡의 저작권자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사항이 인지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뮤직 플레이리스트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광고가 해당 플레이리스트에 붙기 시작했다.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고자 하는 광고주가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하나의 묘책이 된 것이다.


이처럼, 신 기술에 대한 규정과 규제가 꼭 특정 집단의 자유를 막기보단, 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할 수 있다. 필자는 기술의 진화를 무조건적으로 막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대한 기술을 습득하는 선에서 기술적/사회적 오류가 나타나지 않게 대안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모든 관계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게, AI COVER의 다양한 도전과 발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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