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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정윤 Jun 24. 2019

혼자 있어도 괜찮아


아주 잠깐이라도 주위와 모든 연락을 다 끊고, 그야말로 '잠적(迹)'이라는 걸 하는, 그런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굳이 저럴 필요가 있을까, 나중에 후회할 텐데...


하지만 생각해보면 잠적을 선택한 그들은 사람들과 어울릴 용기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정말 용기가 있었던 거다.


정신없는 속도로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작은 자극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 느리게 가는 것 같은 언발란스 템포를 적극적으로 느끼면서, 다른 환경에 영향받지 않기 위해 나를 스스로 혼자 두게 하는 것.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이 주위 사람들에게는 답답해 보이고 속 터지는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에게 그건 현실의 도피나 회피가 아니라 진정한 나를 마주하기 위함이고, 자신이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한 조용한 몸부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유가 외부적 요인이든 내부적 요인이든 나만의 시간이 필요할 바로 그때, 마음가짐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지나 정신없는 세상의 속도에 다시금 마주할 때는 내가 분명 조금 더 성장해 있을 것이며, 삶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는 자신만의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 버텨내는 외로운 시간이 좌절과 의기소침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생, 늘 그렇듯 가끔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고민하며 찾아가고 선택한 방향이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하기도 하고, 헛수고를 한 것 같은 실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시간을 보내고 고민과 노력이 있을 때마다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우리는 조금씩 각도를 바꾸어서 결국 방향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실수와 그 반복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시간들은 깔때기에 무언가를 쏟아부어가듯이 돌고 돌고 또 돌아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에너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우리에게 시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짧던 길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집중해 보는 시간, 나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을 갖도록 서로를 믿고 기다려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스로에게 타인에게 조급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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