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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정윤 Aug 17. 2019

에너지 낭비하지 않는 법


입추도 지나고 곧 폭염도 물러갈 마당에 전기세 아끼는 법을 얘기하고자 함은 아니다.


내가 느끼기에 여름에 에어컨 온도를 18도로 맞춰놓고 빵빵 틀며 시원하게 지내는 것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살면서 겪는 가장 큰 에너지 낭비는 나로 하여금 쓸데없는 생각을 가지게끔 하는 사람과 보내야 하는 시간, 그게 무엇이든 그와 관련된 생각을 해야 하는 시간, 원하지 않는 그와 관련한 사태에 대처하는 시간... 그 모든 것에 희생되는 나의 에너지다.


이런 '에너지 낭비' 기분을 들게 하는 사람들은 만날 때도 찜찜하지만, 만나고 나면 기분이 점점 더 나빠지고,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털이 쭈뼛쭈뼛 서는 그야말로 좋은 느낌은 억지로 찾아보려해도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이런 걸 참는 게 사회생활이려니 하면서 대부분 참게 되는데, 그러다가는 폭발하거나 화병 나거나 둘 중 하나의 결말을 얻게 된다.


사람이란 자고로 자정능력치유능력이 있어서 상처를 받아도 어떻게 해서든 괜찮아지려 나아지려 하지만, 이것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나 가능하지, 나에게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상처나 무거운 마음을 들게 하는 사람은 느낌 왔을 때 그냥 피하는 게 상책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겠지만...


대놓고 피할 수 없다면, 그와 부딪히는 시간을 최소로 줄여보면 어떨까. 에너지 낭비라고 느껴지는 공통점은 그게 무엇이든 "나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너도 나도 모두가 아는 바로 그 느낌"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지 못하고, 시샘과 질투로 눈앞에서만 응원을 하며, 뒤에서 저주를 퍼붓고 있는 사람들의 관계는 하나도 이득 될 것이 없다.


사람은 자신의 모두를 쏟아부어 도움을 주더라도 도움을 받는 사람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지, 그 도움으로 긍정적인 발전을 더해 나아지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게 되어 있다. 그래서 주기만 해도 행복한 건전한 관계도 있는 것 아닐까.


만약, 본능적으로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곰곰이 잘 생각해봐라. 당신은 정말 그런 사람을 못 알아채는지...




그래서 결국 내가 찾은 에너지 낭비하지 않는 법은, 바로 그 밉상에게 시간을 쉽게 내어주지 않는 거다. 이러쿵저러쿵 상대방이 뭐라 하건 말건, 쓸데없는 거에 시달릴 시간에 자신의 일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열정을 쏟아붓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훨씬 건강하고 좋다는 것.


시샘과 질투를 자신의 발전의 선한 거름으로 삼는 것이나 역지사지(易地思之), 이런 것도 인격이 수양된 사람들에게나 기대할 수 있는 거니깐.


•상처는 깃털처럼•

당신의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상처 받는 것을 멈추어라

대신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얼굴만 아는 직장 동료가
당신에 대해 험담했을지라도

당신을 속속들이 아는
오랜 친구가 지지하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이
불친절로 응대했을지라도

언제나 곁에서 당신의 기분을
배려하는 연인이 있고

경쟁자나 다른 누군가가
당신의 능력을 시기하거나
평가하고, 기를 꺾을지라도

당신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믿고 사랑해주는
가까운 사람들이 있다

당신을 잘 알고 있는
중요한 사람들이 주는 사랑과

당신을 잘 알지도 못하는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는 상처는
결코 같은 무게일 수 없다

그러니
상처는 깃털처럼 날리고
가슴에, 사랑만 남겨라.

-베르벨 바르데츠키(Bärbel Wardetzki, b.1952)


커버 사진: 동해바다 (photo courtesy by 나의 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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