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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정윤 Aug 30. 2020

3주 동안 멈춰보니...

대책 없이 멈추면 안 되겠더라


코로나 때문에 난리다. 마스크는 필수, 제발 좀 돌아다니지 말란다. 나란 사람이 본래 꼭 해야 할 일을 선택적으로 하고 조율해나가는 편이라서 밖에 다니지 말라는 것도 사람을 만나지 말라는 것도 나름대로 잘 참는 편이다. 그런데 이 난리통 속에 나는 코로나가 아닌 다른 이유로 3주를 쉬었다.


사실 쉬기보단 그냥 멈춰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싶다. 쉼은 본디 충전이 따라오게 마련인데, 나의 멈춤은 아예 체력이 방전되어 '언제 충전이 가능해질까' 하면서 기다리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고 했던가, 그런데 실상은 대책 없이 멈추면 아무것도 못 보게 되고 나아감도 없다.


 



몸이 슬슬 회복되니 짜증이 밀려온다. 3주가 3달, 아니 3년처럼 아깝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에 대한 원망이 생긴다. '아팠잖아'라고 혼자 핑계 섞인 위안을 스스로에게 건네도 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다. 해야 했던 일들은 잔뜩 밀려있고 챙겨야 하는 일들은 신경도 쓰지 못한 채로 지나갔다.


대책 없이 멈춘 채로 시간이 지나면, 멈추었다는 그 자체보다도 훌쩍 지나간 시간에 대한 자체적인 냉소적 평가가 이후에 분명 더 크게 다가온다. 그야말로 괴롭다.


코로나 초기, 뭐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일상이 힘들어질지 몰랐던 그때에는 휴식처럼 주어진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겠다며 다부지게 다짐했던 것 같다. 그동안 바쁘게 지냈으니 안 해본 것도 새롭게 해 보면서 여유를 가지자고. 그런데 내가 그런 시간을 통제 못하는 상황이 되니 3주라는 시간은 통째로 산화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에 대해서 얘기하고 심지어 예언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며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즉, 생활을 멈추거나 방향을 틀어도 개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남아돌아(?) 유투버나 되어볼까라고 생각했다가도 뚜렷한 목표가 없고 방향성이 없으면, 그 일을 계속해 나가고 자는 의욕이 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트렌드에 휘말리기보단 내면을 잘 들여다보고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일에 흥미를 가지고 행복해하는지를 먼저 찾아야 하는 것이리라. 즉, 어떠한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그 일을 해나가느냐가 결과에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이래저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는 글만큼 좋은 게 없다. 3주 쉬었으니 밀린 일들 힘내서 차근차근해보자. 이참에 도시락 투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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