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쓰지 않냐는 질문을 간간히 받았는데, 따져보니 약 1년간 글을 쓰지 않았다. 작년에 3주가 지나버린 시간을 곱씹으며 혼자 씩씩거렸는데, 회복하려 애쓰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1년이 더 지난 것이다.
글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한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개인적인 예민함으로 망쳐버린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지 않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본디 글이라는 것은 감정의 쓰레기통도 될 수 있고 감정의 보석함도 될 수 있고 지식의 사진첩도 될 수 있는 것이니까.
팬데믹 상황에서 외부적 자극이 덜한 일상을 겪으며 이래도 이해되고 저래도 이해되는 것에 익숙해졌는지,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도. 그래서 적극적으로 생각의 자극을 찾지도 않았고 덕분에 골치는 덜 아팠지만 한동안 재미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시 글을 쓰기 위해 예민해져야 할까? 말도 안 되는 물음 같지만 지금 나는 꽤 진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