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수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봤다. 그들이 각 분야에서 내놓으라 하는 사람인가 하는 대표성에 대한 것은 시빗거리일 수 있겠으나 그래도 꽤 오랫동안 그야말로 짬밥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 편안하게 대화하는 토크쇼였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세상에 쉬운 직업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일상이라는 것이 어떻게 별일 없이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만 해보더라도 이 사회에서는 크건 작건 기능을 하고 있는 모두의 역할이 있을터, 쉬운 일이 없는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세상 모든 직업을 좀 더 가치 있게 빛나게 해주는 것은 그 일을 행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 아닐까 한다. 코로나 여파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 생기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와 기능을 세워줄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것은 그 직업에 대한 마음가짐 이리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일에 다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고 사명감만으로 그 일을 즐겁게 해 나갈 수도 없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는 경우에는 ‘힘듦’이 전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내며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사명감은 그 일을 근본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힘, 그 자체가 된다.
음악을 하면서 가질 수 있는 사명감은 무엇일까. 오히려 음악을 하는데 굳이 사명감이 필요할까 반문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이건 ‘음악’이라는 예술이 가진 특별함과 여유롭고 자유로운 감성 때문에 ‘사명감’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무거움과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미와 직업적 사명감은 그 무게가 같을 수 없을터, 하고 있는 일이 그야말로 직업이라면, 혹은 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일에 책임져야 하는 무게감이 있는 것이라면 분명 사명감의 무게 또한 다를 것이다.
일 자체가 빛나기 전에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빛나는 이유, 책임감이 깃든 사명감, 그 마음가짐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