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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탐 Jul 05. 2023

[NOWITZKI] 리뷰 : 메시지에 집착하지 말길

그저 바이브를 느꼈으면...

래퍼로서 빈지노 이야기의 방점을 찍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스타일로 돌아온 빈지노는 그의 말처럼 더이상 ‘힙합 아티스트’가 아닌 ‘예술가’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노곤노곤한 바이브가 일품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죽여줬고.


개인적으로는 [Lifes Like]를 제치고 최애 앨범이 될 것 같지만, 많은 팬들 혹은 대중들은 물음표를 띄울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NOWITZKI]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질 세계에 초연한 ‘랩 도사’ 느낌을 풀풀 풍기는 이번 앨범은 [Lifes Like], [24:26], [11:11]처럼 대중들에게 환영받을만한 앨범은 확실히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너무나 좋았다. 애초에 그럴 거라 생각도 안했지만, 만약 대중을 겨냥한 앨범을 들고 나왔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NOWITZKI]에는 ‘메세지가 없다/부족하다’는 말도 많이 보이는데, 애초에 그런 걸 왜 찾는지 모르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53UehhuHQso&t=14s&ab_channel=%EC%85%80%EB%A0%88%EB%B8%8C-sellev.


https://www.youtube.com/watch?v=x_OfE3oZE2g&ab_channel=%ED%9E%99%ED%95%A9%EC%97%98%EC%9D%B4%2FHIPHOPLE


30대에 들어선 빈지노는 항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해왔다.


“왜 증명을 해야 돼?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그러니까 외부를 위한 음악은 이제 그만할 거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에 집중을 할 거고, 그런 음악을 낼 거임”



그러니까 .. [NOWITZKI]는 애초에 ‘외부’에 해당하는 ‘리스너’를 고려하고 만든 앨범이 아니다. 단지 빈지노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에만 몰두했을 뿐. 그리고 빈지노가 표현하려 했던 것은, 인터뷰에서 밝혔 듯이 인생 찰나의 ‘순간’이다.


군 입대, 결혼, 일상속의 행복을 깨달았을 때 등 말이다.


후덥지근한 저녁, 맥주를 마시고 있다가 우연히 알고리즘에 뜬 노래에 취해서 ‘캬 뒤진다~’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그걸로 끝일 뿐이다. 메시지를 왜 넣어야 하는가?


빈지노는 5년이라는 시간의 ‘찰나’를 표현한 것 뿐이고, 우리는 그저 그 ‘찰나의 느낌’을 즐기면 될 뿐 아닐지..


매 순간이 새롭고 다채로운 20대의 말 많던 [Lifes Like], [24:26] 시절을 거쳐, 이제는 ‘새롭다’고 느껴지는게 적어질 정도로 경험이 많아진 30대의 빈지노가 느끼는 감정을 말이다.



여담)


‘빈지노이기 때문에 가능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무명 혹은 인지도가 낮은 래퍼가 이런 앨범을 발매했다면 호평을 얻을 수 있었을까? 아니. 애초에 언급되지도 않았겠지만, 아마 불호가 대다수였을 것이다.



많은 리스너들은 [Lifes Like], [24:26]를 통해 20대의 청춘을 느꼈고, [11:11]를 통해 슈퍼스타가 된 빈지노의 삶을, [12]와 [Waves Like]를 통해 자기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20살 후반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있는 빈지노의 모습을 지켜봐왔다. 즉 빈지노의 인생을 지켜봐왔기에, 30대에 이르러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놓는 [NOWITZKI]라는 앨범이 의미있게 다가온 것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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