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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음 Oct 25. 2020

음악으로 세상을 봅니다.

-그대들의 세상은 어떤가요?

음악가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어떠한 분야에서 전문적이라는 것은 그 분야에 대한 상당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돌이켜보면 이른바 "전문적"이 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많은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다. 추운 겨울 입김이 나는 연습실에서 수 시간 갇혀 지냈고, 여름은 여름대로 엉덩이에 땀띠 나게 앉아있었다.      

    

그럼, 음악이 나에게 준 것은 무엇인가? 이성적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면 사실 의아함만 남는다. 음악을 전공하기로 한순간부터 성적은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렸고, 고액의 레슨비 대느라 가정경제는 휘청했으며, 무대공포증 극복하느라 먹은 약은 건강까지 해쳤다.          


 여러분은 궁금할 것이다. 도대체 이 사람은 유명한 음악인이 아닌데도 왜 아직도 자기 자신을 음악가라고 칭하는지 말이다. 심심한 대답이지만 나는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음악은 나를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음악은 언제나 나에게 숨 쉴 구멍을 내어주며 고통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다. 나는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죽기 직전까지 누리고 싶기에 변두리에서라도 "나는 음악가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독거생활을 시작하면서 세상살이 좀 잘해보겠다고 경제 서적과 자기 계발서를 꽤 열심히 뒤적여 보고 있지만 결국에는 예술 코너로 돌아오는 날 보면서 내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작은데 타인과 잘 어울려서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종종 한다. 하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서점 안 사람들을 둘러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처럼 그렇게 자기 세상 안에서 살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서점에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은 유아서적이나 교육서적 코너에 모여있고 인문서적분야에서 봤던 사람은 계속 그 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으며 잡지를 보는 사람들도 역시 그 자리에서 여러 가지 잡지를 고를 뿐이었다. 여기저기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엄마의 눈에는 내 가족의 안전이 우선 들어오고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득이 중요하며 경찰은 안전한 세상을 꿈꾼다. 같이 사는 세상이지만 각각의 시선에 따라 다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재밌으면서도 우리가 서로 타협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분열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음악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지만 역사 속에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는 분의 인생도 존중합니다. 

     

 나는 음악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지만 그림을 그리며 그 안에 자신을 투영하는 분의 인생도 존중합니다.     

                                                                                       .

                                                                                       .

                                                                                       .



 나는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으며 타인이 보는 세상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많은 사람이다. 음악이 우리의 영혼과 감성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믿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것이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나는 단지 내가 경험한 것들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에 대한 갈망을 가진 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결혼도 안 한 사람이 육아 에세이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보며 어느 날 문득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나듯 그렇게 서로의 세상을 공유하는 할수록 우리의 세상은 더욱 넓어지고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닐까? 


 이름 없는 음악가는 이런 생각을 하며 책방을 돌고 돌아 다시 경제서적과 역사 서적 앞을 기웃거려본다. 그러니 여러분도 오늘은,  딱히 관심 없었던 클래식음악 듣기에 도전해보시길!



When griping grief the heart doth wound, and doleful dumps the mind opresses, then music, with her silver sound, with speedy help doth lend redress. -William Shakespe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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