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인터뷰 - 이모션플래닛 김재열 대표
신생 브랜드 이모션 플래닛에게 무신사 스튜디오는
잘 차려진 밥상이고 준비된 인큐베이터다.
신생 브랜드일수록 필요한 것이 많다. 상품과 판매에만 집중해도 자리잡기 어려운 마당에 실무에 필요한 수많은 요소들은 결국 다 돈이기 때문. 갓 태어난 브랜드가 무럭무럭 성장하려면 안정된 환경이 중요하다. 올해 론칭한 유스 캐주얼 브랜드 이모션플래닛(EMOTION PLANET)이 무신사 스튜디오에 자리를 잡은 이유다.
브랜드 및 자기소개 부탁한다.
이모션플래닛 대표 김재열이다. ‘감성 행성’이라는 의미의 이모션플래닛은 감성에 충만한 현재 젊은 세대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만들었다. 로고에 5가지 행성의 컬러가 있는데,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모티프로 한 거다.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소심이, 버럭이. 그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콘 행성을 로고에 접목했다. 이모션플래닛은 늘 빠르게 급변하는 문화에도 쉽게 적응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트렌드를 감지하고 자신만의 트렌드로 만드는 유스 세대를 위한 브랜드다. 더욱 새로운 감성을 즐겁게 만들어 내는 공간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개인 브랜드로 시작한 건가.
아니다. 오프라인 쪽 내셔널 브랜드에 25년 정도 몸담고 있었다. 여성복이나 캐주얼을 많이 했다. 영업팀, MD팀에서 오래 일했고, 사업본부장까지 지내면서 ‘언제 퇴직을 해야하나’ 많은 고민이 많았다(웃음). 그러다 패션업계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거다. ‘Z세대, 온라인 플랫폼, 스트릿 캐주얼’에 포커스를 맞춰서 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인도 직접 하나?
디자인은 크리에이티브팀에서 주로 담당한다. 스트릿 브랜드 론칭과 디자인 경험이 풍부한 실장이 지켜주고 있어서 디자인을 직접 할 일은 거의 없다.
이모션플래닛은 어떤 브랜드를 지향하는지.
‘트렌드, 유니크, 가성비’가 중요하다. 특이하고 괜찮은 제품들은 가격이 비싸다. 스타트업이다보니까 기존 스트릿 브랜드에 비해 가격 면에서 강점이 있어야 하고, 가격만 합리적인 게 아니라 ‘가성비’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트렌드는 물론 반영해야 하고. 트렌드를 너무 벗어나지 않으면서 유니크한, 질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차별화 방식이다.
현재 무신사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존에 전시 중이더라.
이번 컬렉션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다. ‘플래닛 유니버스Planet Universe’라는 대주제를 가지고 매 시즌마다 다른 컨셉과 테마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주제는 ‘그래비티=파라다이스 로스트(Gravity=Paradise Lost)’. 중력처럼 서로의 운명에 이끌린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빨간 풍선은 사랑의 황금기를 의미하고, 나뭇가지는 시들어버린 감정이다. 이번 시즌 컬렉션에 좌우 다른 배색, 아트워크가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
무신사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것은 어떤가.
교통의 편의성이 가장 중요했다. 직원들이 서울 외곽에도 많이 살아서 모든 직원들이 편리하게 출퇴근할 수 있는 위치가 어디일까 생각하다가, 시장과 가까운 동대문을 선택한 것.
올해 설 연휴에 외국 손님이 와서 동대문에서 미팅 자리가 있었다. 현대시티아울렛을 생각하고 걸어오는데 건물에 ‘무신사 스튜디오’라는 플랜카드를 보고 알게 됐다. 우연히 보고 인터넷에 검색 후 바로 투어 신청하고, 둘러보고 나서 바로 입주를 결정 한 거다.
어떤 점이 제일 끌렸는지?
위치, 공간과 서비스, 커뮤니티가 모두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아닌가. 패션 브랜드가 시작하기에는 정말 흠잡을 곳이 없는 공간이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
선택에 아주 만족하면서 이용하고 있다. 6개월을 먼저 계약했는데, 직원들이 당장 연장하라고 해서 1년 더 계약한 거다, 하하. 우리 직원들도 너무 좋아한다.
입주해보니 실무에 가장 도움이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자유로운 분위기? 일반 회사는 옷차림도 그렇고, 남의 눈을 의식하게 되는데 이곳은 규제도 없고 분위기도 자유로워서 일할 맛(?)이 난다고 할까, 되게 재미있다. 그리고 노트북 하나만 들고 오면 모든 게 다 된다. 지하에는 촬영 스튜디오가 있고, 13층에는 매거진이나 해외 서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건물 안에 CGV나 교보문고도 있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거다.
올인원 공간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인가.
그렇다. 공간적으로만 그런 게 아니다. 입주하고 나서는 커뮤니티나 교육 프로그램같은 부분들이 스타트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니까 그것도 큰 이점이다. 대부분 업계 분들이니까 네트워킹도 잘 되고, 여러가지 세미나나 1:1 멘토링같은 심화 과정도 무료로 들을 수 있고. 그런 부분이 스타트업에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네트워킹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지?
처음 입주했을 때 BCK라는 기업이 있었는데, 원래 힙합 댄서를 중심으로 영상이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마케팅 회사였다. 그래서 우리 제품을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을 찍은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우리 내부에서는 따로 영상팀이나 전문가가 없으니 힘든 부분이었는데, 이렇게 코워킹을 통해 좋은 결과물이 나왔으니 협업의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신생 브랜드인만큼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궁무진하겠다.
올해 론칭을 했으니까 시장 안에 빨리 안착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아무래도 인지도가 낮으니 안정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자리 잡는 게 최우선. 장기적으로는 세컨드 브랜드도 만들고 싶다. 이모션플래닛이 10대를 위한 스트릿웨어 브랜드라면, 셔츠, 코트같은 좀 더 포멀한 남성복 느낌의 브랜드로 갈 거다. 추후에는 여성복을 기반으로 한 액세서리 브랜드도 만들고 싶고. 너무 먼 미래라 잘 될 지는 모르겠다(웃음). 그래도 이제 시작이니까!
마지막으로 무신사 스튜디오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2005년도에 청룡영화제를 보면 황정민씨가 그런 얘기를 했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얹었을 뿐이다.’ 그 말이 참 기억에 남더라. 제가 여기 무신사 스튜디오에 8개월 넘게 있으면서 느꼈던 건 뭐냐 하면, ‘잘 준비된 인큐베이터’라는 거다. 이모션플래닛도, 다른 브랜드도 숟가락 잘 얹으면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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