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습으로 피어나든 그건 분명 나만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아침마다 늘 같은 공원 길을 지나 커피를 사러 간다.
사계절을 병원에서 보내다 보니 늘 지나는 그 길의 사계절 모습까지 지켜보게 되었다.
5월이 되니 공원 길을 따라 각양각색의 화려한 꽃들이 심어졌다.
봉오리 때부터 심어진 꽃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꽃을 피웠다.
만개한 꽃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을 붙잡을 만큼 아름다웠다.
꽃이 피고 2주가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
커피를 사러 가는 길에 대부분의 꽃들이 시들어있는 것을 발견 했다.
시든 꽃을 물끄러미 보다 보니 몇 일 전까지 화려하게 피어있던 모습이 생생하게 겹쳐 보였다.
문득 한 사람의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개한 꽃의 모습이 사람의 가장 빛나던 젊은 청춘과 닮아 보였다.
꽃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에는 흔히 말하는 '리즈 시절' 이 있다.
보통 우리는 그 말을 외적인 겉모습을 기준으로 이야기한다.
겉모습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만 '나' 라는 사람의 본질은 늘 그대로이다.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친구이며,
스스로에게는 언제나 소중한 나 자신이다.
어릴 땐 스무 살이 되면 모든 걸 다 아는 어른이 될 거라 믿었다.
막상 30대 중반이 된 지금, 마음은 10대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아마 더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늘 그대로일 것이다.
꽃도 마찬가지다.
흙 위로 드러나는 모습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활짝 폈다가 지지만
흙 아래의 뿌리는 여름이든 겨울이든 늘 변함없이 그대로이다.
뿌리가 상하지 않으면 꽃은 쉽게 시들지 않는다.
때로는 외부의 영향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뿌리가 튼튼하면 언제든 다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낼 수 있다.
뿌리는 우리의 내면과 같다.
내면이 강하면 외부의 흔들림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낼 수 있고,
언제든 꿈과 행복을 다시 피워낼 힘을 갖게 된다.
나는 그동안 내 뿌리를 잘 돌보고 있었을까?
뿌리보다는 꽃의 모양, 색깔에 좀 더 마음을 쏟고 있던 건 아닐까?
겉모습이 달라져도 마음의 뿌리가 살아있는 한
어떤 꽃이든 다시 피워낼 수 있다.
어떤 모습으로 다시 피어나든 그건 분명 나만의 아름다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