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하고 붉은 상처를 가진 나와의 대화

문학에 나를 묻다

by 무쌍

문장을 시작하지 못했다.

쓰지 못한 것이 아니라 쓰지 않고 다른 일에 더 열중했다. 내 앞을 누가 막지도 않았는데 늘 방해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살았나 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된 나는 스스로 끌고 다닌 슬픔이 있었다.


"왜 나만 이럴까?"에 사로 잡혀서였다.


출근길 내리는 비에 붉은 단풍잎이 아무렇게나 붙어있는 트럭을 만났다. 떨어진 낙엽은 계절이 하는 일이고 비는 피할 수 없는 날씨였다. 내가 마주친 일들도 자연의 이치라면 어떨까? 트럭 주인은 뭐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 앞에서 나는 감탄하고 사진을 찍었다.


각자의 슬픔은 있지만 작가들은 문학작품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나도 그럴 수 있다면 따라 하고 싶었다.

고된 삶을 결국 해피엔딩으로 만드는 재주는 작가들에만 있는 건 아닐 텐데 말이다.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 날엔 내 노트를 꺼내 읽었다. 내 글은 첫 번째 독자도 나이고 나를 위한 글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좋아하는 작품과 작가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독후감 쓰기를 좋아하던 어린 시절 즐거웠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이미 세상에 없는 작가들만 골라서 그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같은 책을 몇 번이나 읽었을까. 유난히 자주 찾은 작가들도 있었다. 언제부터 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작가들과 상상 속 수다를 하다 보니 이미 난 불행에서 벗어나 있었다. 작가들의 조언은 언제나 안심이 되었고, 어디서든 어떻게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늘 곁에서 지지해주는 듯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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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감정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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