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님 얼마나 기다렸는지요

홍매화

by 무쌍

드디어 3월이 코앞이다. 에밀리 디킨스의 <MARCH 3월>라는 시를 무척 좋아한다. 방이라도 내 시선을 잡아끌 꽃들이 피어날 것만 같다.

3월님이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오셨나 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님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
아 3월님 바로저랑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3월/ 에밀리 디킨스<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 중에서

그녀가 '모자를 내려놓으시지요'라며 반갑게 맞이 하는 3월을 나도 기다려왔다. 겨울을 얼른 보내고 어서 꽃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또 하나의 기다림이 있었다.

상상 속으로만 떠올렸는데, 드디어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색 책가방과 필통을 준비했다. ^^ 어제보다 흐린 하늘이지만 집 앞 화단엔 새봄이 찾아왔다. 가장 먼저 홍매화와 매화가 꽃을 피웠다. 이제 막 핀 꽃송이를 보며, 새로운 친구들을 반갑게 만날 아이 모습을 잠시 떠올려 봤다.

홍매화와 매화꽃 2021.02.28@songyiflower인스타그램

3월엔 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날이 또 있다.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 때 발표된 <3.1 독립선언서>은 후손으로 잊지 말아야 할 선조들의 혼과 각오가 담겨있다. 선언서의 부분은 나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고, 내 노트에 필사를 해두었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기에도 바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이 없노라. 현재를 수습하여 잘못을 바로잡기에도 바쁜 우리는 묵은 옛일을 응징하고 잘못을 가릴 겨를이 없노라.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직 자기 건설이 있을 뿐이요, 결코 남을 파괴하는 데 있지 않노라.
- 3.1 독립선언서 중에서

선언서는 나에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타인을 의식하고 남 탓을 하는 것보다, 스스로 나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이다.

새봄이 온 세계에 돌아와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고 있도다.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기맥을 떨쳐 펴는 것이 이 한때의 형세이니, 천지의 돌아온 운수에 접하고 세계의 바뀐 조류를 탄 우리는 아무 주저할 것도 없으며, 아무 거리낄 것도 없도다.
- 3.1 독립선언서 중에서

지난날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봄도, 오늘의 봄도 매화꽃은 피고 있었다. 그리고 미래의 아이들이 누릴 '봄'에도 함께 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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