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본 사이에 예뻐졌구나

기다린 보람

by 무쌍

매일 그 앞을 지났다. 한 송이 꽃이 손을 내밀더니 다음날도 그대로다. 언제면 꽃 한 송이가 한아름이 되어 꽃밭을 채울까 궁금했다. 키네시아는 오래 알고 지내는 친구다.

배불리 젖을 먹은 아이를 데리고 뙤약볕을 피하며 그늘진 아래로 유모차를 몰았다. 아이는 조금 재잘거리다 어느새 '쌕쌕' 숨소리만 내며 조용해졌다. 아이가 잠이 들면 최대한 천천히 유모차를 움직이며 꽃구경에 빠졌다.

담배연기를 피하려고 골목길에 들어섰는데 처음 보는 꽃이 보였다. 마치 조화인 듯 꽃잎은 일정한 톤과 색으로, 꽃술과 꽃잎은 정교하고 균형을 갖추고 있었다. 진을 찍으며 이렇게 고운 꽃을 그동안 몰랐구나 싶었다. 항상 쓰레기만 쌓이던 인적이 드문 골목길이라 가지 않았는데, 한동안 이 꽃을 보려고 일부러 찾았다.

에키네시아꽃 @songyiflower인스타그램

그런데 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어딜 가도 이 꽃이 피어있는 것이다. 들풀들이 만든 덤불 틈에도 한송이가 피었고, 다른 꽃 속에도 피었다. 꽃을 알아볼 수 있게 되니 것처럼 금방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꽃만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임신을 하고 나서는 배부른 임산부들이 계속 보였다. 유모차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니 유모차를 미는 아기 엄마가 많구나 알게 되었다. 지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은 나만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을 들게 했다.


꽃은 상 기다린 보람을 준다. 이제 에키네시아 꽃밭은 가득 물들었다. 꽃송이들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듯 익숙한 얼굴이었다. 게다가 못 본 사이에 더 예뻐진 친구가 무척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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