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노트

다른 듯 닮은

같은 책

by 무쌍

우리 부부의 책장에 두 권씩 있는 책이 있다 <체 게바라 평전>이다. 결혼하면서 부부가 서재 합치기를 했는데 닮은 점이 별로 없는 것을 반증하듯 책을 보는 스펙트럼도 달랐다.일하게 빨간색 양장본 체 게바라 평전이 우리의 공통점이 되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


책 속에는 그의 일대기와 사진이 실려 있었다.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도 삶을 기록물로 만들기엔 도서관 하나가 채워질 듯 방대했다. 서광이고 시를 좋아했다. 기를 썼고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다. 고통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선 그는 너무도 따뜻한 사람이었고 평범했다. 마치 그 속에 함께 삶을 사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즘 뉴스로 보는 치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의 정치인이었다. 그가 사람이 아니라 그 이상의 존재는 아니 었을까 싶을 정도다.

체를 알게 되었을 때 잘생긴 외모에 의사 선생님이 혁명가가 된 이유가 가장 궁금했다. 어떤 삶을 살았길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는지 말이다. 그 과정이 궁금했지만 책으로는 담 넘어 구경하듯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싯다르타가 왕위를 버릴 때처럼 그도 이전의 삶을 버렸다. 그는 행동이 중요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 삶이었다.


작은 책을 샀지만, 그의 삶을 내 인생에 들여놓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우리 부부도 불가능한 꿈을 갖고 있었다. 마치 같은 책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꾸역꾸역 하루를 쓰고 두 아이를 품고 산다. 각자 가슴엔 걷고 싶은 길을 하나씩 정해놓았다. 아이들을 키우듯 나는 꽃을 심고 남편은 나무를 심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남들 만큼 살고 싶던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남들처럼 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한 날이다. 오랫동안 우울감이 빈둥거리며 내 안에 열정을 사라져 버리게 한 게 아닌지 궁금했다.

지구 반대편 혁명가로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그의 삶은 여전히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있다. 희귀하지만 그런 사람이 존재 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삶은 그 모든 과정 자체를 진솔하게 담아내어야 만들어지는 듯했다. 래서 불가능한 것들을 증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매일 지치지 않고 쓰는 것이 아닐까.

언뜻 꿈을 갖고 뜻을 펼치는 삶은 욕망을 따르고 성취하는 삶 같아 보였다. 리고 다르기 때문에 싸울 일도 더 없는 것이 우리 부부인 듯하다. 게다가 공통점이 없는 우리 부부를 위해서 두 아이가 찾아온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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