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꽃은 시끄러웠다

봄까치꽃

by 무쌍

색을 고를 때마다 파란색을 거절할 수가 없다. 파란색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푸른빛이 도는 야생화를 보면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겠다. 봄까치꽃이 뒤덮은 길가를 보는 순간 마음을 다 주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봄까치꽃은 차가운 바람도 두려워하지 않고, 믿음직하고 밝은 싱그러움으로 봄을 시작한다. 눈이 녹기만을 기다리며 태양이 주는 신호를 정확하게 감지하는 예민한 꽃이다.

자신감으로 무장한 개척자처럼 봄을 밀어붙이는 건 작지만 빠른 봄까치꽃이다. 도시의 야생화 중에 가장 먼저 길가를 점령했다. 1등으로 나선 봄까치꽃을 따라 냉이꽃, 민들레, 제비꽃, 꽃마리, 꽃다지.... 끝도 없는 행렬이 시작되었다.


밝은 태양을 좋아하는 녀석은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와글와글 시끄럽게 깔깔거렸다. 얼마 전까지 아기처럼 드러누운 채 하늘을 향해 누워있던 꽃들이 봄비와 봄볕에 힘이 좋아졌다. 긴 꽃대를 까딱이며 더 큰소리로 떠들어 댄다.

짝 핀 꽃은 손을 살짝 대면 데구루루 손바닥으로 쏟아질 듯했다. 한 줌만 호주머니에 슬쩍 넣 싶었지만, 귀여운 랑을 담아 오진 못할 것 같았다.

"봄은 내가 먼저 시작했어. 내가 데리고 왔다고!"

봄까치꽃이 만든 꽃밭은 걸음마에 성공한 아가의 자신감을 닮았다. 신나서 깔깔 웃는 녀석이 하고 싶은 대로 해주고 싶었다.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봄의 자유를 되찾은 봄까치꽃이 떠드는 소리는 당연히 시끄러워야 했다.

봄까치꽃 (2022.03.28 @songyiflower인스타그램)

꽃들은 혼자가 아니라 외롭지 않다고 서로 부둥켜안은 듯 하나가 되었다. 봄까치꽃의 자신감은 내가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던져 얻어낸 기쁨의 환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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