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노트

기고 제안을 받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은 같이 온다

by 무쌍

화로운 일상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서를 정리하다 보니 통장 잔고가 부족했다. 어디서 돈을 구하지? 잠시 당황하긴 하지만 가끔씩 있는 일이라 담담해진다. 그리고 해결책은 곧 생긴다. 나쁜 것과 좋은 것은 같이 오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나는 두 딸을 둔 동갑내기 직장동료에게 물은 적이 있다.

"결혼하고 사는 거 어때?"

"살아보면 알아, 왜 궁금해?


술을 좋아하는 그는 평소에도 수다가 굉장했다. 나도 말이 많은 편이지만 그와는 견줄 수 없었다. 그런데 폭풍 수다 속에 결혼생활의 불평은 한 번도 들어 있지 않았다. 난 결혼 후에 벌어지는 것들이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불평 없는 그처럼 잘 지낼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잠시 후 그는 내가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꿰뚫어 본 듯 말했다.


"혼하면 이상한 일도 많이 경험할 거야."

"어떤 경험?"


"돈이 없어 어쩌지 못할 때, 생각지도 못한 돈이 툭 생기고, 여유 돈이 생겼네 싶으면 집안에 물건이 하나 고장이 나. " 리고 우린 한바탕 웃었다.

가 더 긴 설명을 해주지 않아도, 나는 듣고 싶은 말을 들은 듯했다. 결혼하고 나니 그의 말처럼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4인 가구의 경제생활은 종종 아슬아슬했다. 이들이 좀 자라면, 통장 잔고가 모자랄 때를 대비해서 나도 이가 되는 을 하고 싶었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들었는지, 생각지도 못한 소식이 착했다.


브런치에서 도착한 출간, 기고 메일

"작가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메일 제목만 봤지만,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은 벌렁벌렁거렸고, 얼굴도 화끈거렸다. 우울한 현실에 반짝거리며 도착한 소식에 무척이나 황홀했다.

안 내용을 읽어보니, 회사 대표가 직접 보낸 제안이었다. 그리고 내 글을 읽은 소감과 기고 제안 내용이 들어 있었다. 기고 원고료를 나에게 제안해달라고 했고, 난 회사에서 제안 비용으로 기고하겠다고 했다. 원고료를 얼마든 받을 수 있다면, 비용을 떠나서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 나도 이런 제안을 받는 날이 오는구나!'

매일 꽃만 찍으러 다녔는데, 꽃과 관련된 글을 기고해 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뛸 듯이 기뻤고, 어리둥절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것이 정말 맞구나! 충분히 기뻐했고, 궁금한 점을 메일로 보냈다.


일주일 후 회사 대표는 구체적인 기고 방식과 제안 금액을 보내왔다. 리고 수락하는 메일을 보냈다. 일주일이 지나도 회신 메일이 었다. 주일을 더 기다렸지만 회신이 없었다. 나는 궁금해졌다.

'왜? 먼저 제안하고선, 수락하니 감감무소식일까?"

가만히 있지 말고, 되든 안되든 확인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메일을 보냈다.


다음과 같이 회신이 왔다.

"다른 작가들에게 제안과 답변을 한꺼번에 검토하느라 시일이 걸리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팀원들과 논의 후 답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 글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글을 쓸 사람을 찾고 있었구나.' 나처럼 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글을 쓰는 사람이면 꽃과 관련된 글쓰기를 못할 것도 아니었다. 잠시 눈부시게 빛났던 내 자신감이 구름에 가린 현실로 돌아왔다.


'첫술에 배부르랴'는 속담이 이럴 때 쓰는 것인가 보다. 내가 이 실패담을 브런치에 기록해 두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다. 하나는 혹시나 하는 희망고문을 접으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또 그런 기회가 올 때는 내 글이 더 영글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나쁜 소식이 지나가면 좋은 소식이 올 거라는 걸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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