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보고 싶었다

살구꽃

by 무쌍

아이 학교 단톡방에 꼴등으로 인사를 했다. 눈치 없이 들어가고 보니 나만 ㅇㅇㅇ엄마가 아닌 내 이름이었다. 해마다 하는 없이 머릿수 채우는 엄마지만 톡방에 접속은 완료했다.


퇴근이 늦었는데 아이는 숙제하느라 얼굴만 내밀고 사라졌다. 공부는 잘 못한다면서도 숙제는 꼭 하고 가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촉촉해졌다. 자정까지 밀린 독서록을 쓴 아이는 영어숙제를 겨우 마치고 쓰러지듯 내 품에서 잠들었다.



살구꽃이 뒹구는 길에서 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 오늘은 지름길로 와!"


일찍 오진 못하지만 퇴근하고 오면 얼굴 보며 수다삼매경을 기대한다. 그리고 혼잣말을 했다

너도 집에 오면 숙제부터 해줘!


먼저 핀 꽃은 벌써 끝인사를 하기 바쁘구나.

적당한 때가 되면 피겠지. 오늘은 웬일로 지하철 빈자리가 날 기다려주었다. 딱 끄적이기 적당한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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