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계획

나무수국

by 무쌍

하얗고 깨끗한 종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


어떤 단어로 시작하면 좋을지

부디 문장으로 이어지길


어디로 갈지 어느 곳에 미래가 있을지

지난 노트를 꺼내 읽는다.


눅눅해진 종이에는

쓰다만 문장

먹다만

커피 자국


나무수국은 눈이 쌓여

다음 봄이 오도록 부서지지 않고

질긴 자신감으로 버틴다.



조금은 더딜지라도

늦가을에는


낡은 유물이 되길

오랜 여인이 되어 있겠지


아직은 백지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그녀

지금은 여름이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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