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빗물이 며칠동안 쏟아지고
땅은 진흙탕
듬북한 물을
마시고
마신다.
더는 마시고 싶지않아
다른 걸 달라고
눈 앞에 태양이 말리고
또 바람이 말을 걸어 시선을 돌려주지만
내 고집은 단단하고 꿈쩍하지
않았다.
허기진 건
몸이 아니라
어느 틈에 생긴 죄책감
누구도 말하지
않지만
나만 아는 뭉클한 권리
수국꽃이
하나씩 늘어가고
꽃다발이 넉넉해진다.
채우고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만 확인하는법
나의 허기짐도
그러하다
변화무쌍한 감정번역가/ 사연은 버리고 감정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