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튜니아
버스에서 내리자
바람이 훅하고 말을 건다.
세상은 꽃밭이야.
꽃다발처럼 핀
연 분홍 패튜니아
바람이 불어와
네가 입은 블라우스보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꽃잎이 달린
너를 추켜세운다.
허리 숙여 내 키를 더 작게 해 볼까?
종이 접듯 작아져볼까?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숨을 작게 쉬어도 되거든.
언젠가는
먼지가 되어 버릴 작정이었어.
그리고 사라지면.
...
발아래 너를 알아본 건
나였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시선
그러니 어쩌지
이대로 끝낼 순 없으니
꼬박꼬박
하루를 살아야지
하루 또 하루
바람은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