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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스트잇 MUST IT Jul 26. 2018

Oh, SUMMER!

지금 이 순간, 남자의 여름 물건들




그 시간의 그 공간에서 유난히 빛을 발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는 때에 맞는 적절한 행동 양식이 필요하다. 차림새도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처음 겪은 열대야는 진정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실감하게끔 했다. 숨통까지 콱 조이는 후덥지근한 공기와 발바닥에 끈적하게 들러붙는 눅눅한 기운은 잠 못 드는 밤을 한없이 달구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성가신 것들을 죄다 덜어내면 좋으련만 한편으로는 너절한 사람처럼 보일까 싶어 무언가 더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래서 소개한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여름의 물건들.



Robert Redford’s style-the great Gatsby <출처 : : classiq>




Summer Suit



여름의 슈트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같은 존재다. 여름은 지나치게 가볍고, 슈트는 지나치게 무겁다. 단어가 주는 느낌마저도 극명하게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 슈트를 잘 입는 남자보다 더 멋스러울 순 없다. 무거움을 한 움큼 덜어낼 방법의 핵심은 소재. 시어서커, 써머 울, 리넨 같은 고유한 여름 소재로 차이를 준다면 슈트를 입어도 가볍고 우아해 보인다. 때로는 호기롭다. 또 자유롭다. 낭만적인 여름 남자가 되는 법은 어렵지 않다.



Richard Gere and director Paul Schrader on the set of American Gigolo, 1980 <출처 : therake.com >




태양은 가득히 속 알랭 드롱 <출처 : classiq >


Linen


리넨은 여름 들판을 비추는 느긋한 유월의 햇살 같은 맛으로 입는다. 쉽게 구겨지는 대신 내구성과 통기성이 뛰어나 유연함이 필요한 여름에 제격이다. 색상은 역시 밝은색이 좋다. 하얀색, 크림색, 옅은 베이지색처럼 부드러운 슈트에는 편안한 티셔츠를 입어도 괜찮다. 타이는 잠시 내려둘 것.



<출처 : Ermenegildo Zegna >



Seersucker


올록볼록한 질감이 도드라지는 시어서커는 이름만큼 시원시원하다. 굵기와 꼬임이 다른 두 종류의 실을 엮어 만들어졌으며, 가공 시 수축하는 정도에 따라 요철이 결정된다. 물세탁만으로도 충분하고 다림질이 필요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 피부에 닿는 면적이 적어 쾌적하게 입을 수 있다. 시어서커 하면 단연 옅은 블루 톤의 핀 스트라이프가 떠오를 법도 하지만, 생각 외로 스펙트럼이 넓다.




브라운톤의 잔체크무늬 시어서커, 어두운 푸른색 데님 시어서커, 회색 핀 스트라이프 시어서커 <출처 : Ermenegildo Zegna >





Flip-flop



발가락에도 숨 쉴 시간은 줘야 한다. 느긋하고 태평한 여름날을 위해 응당 준비해야 할 것은 플립플롭. 걸을 때마다 바닥에 툭 툭 닿아 생기는 마찰음에서 유래했다. 번역하자면 퍼덕퍼덕 정도가 되겠다. 부르는 이름도 다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쪼리라고 부르지만, 하와이에서는 슬리퍼, 뉴질랜드에서는 잰달이라고도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플립플롭은 여름의 특권이라는 것. 어느 옷에 신어도 여유롭고 노련한 멋이 있고, 호탕한 매력은 덤이다. 바다에서라면 언제든 벗고 뛰어들 수도 있다.





좌측 Ludovic de saint sernin, 중앙 및 우측 Michael kors collection <출처 : VOGUE >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출처 : Suicoke, Bottega veneta, Ancient Greek sandals, Havaianas, Island slipper 공식 홈페이지 >



1. Suicoke 수이코크는 견고하고 튼튼한 만듦새를 보여주는 일본 브랜드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도 눈여겨볼 만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비브람 창을 사용하고 에바 소재의 충전재를 넣는 등 내구성과 착화감 등의 기능성을 든든하게 갖추어 속까지 알차다.

2. Bottega veneta 보테가 베네타 특유의 인트리치아토 기법을 사용해 비대칭으로 엮어 만들었다. 카프 스킨의 그윽한 광택감이 더해져 우아함이 느껴진다. 검은색 가죽 플립플롭은 어디에 신어도 잘 어울린다.

3. Ancient Greek sandals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외형의 가죽 샌들. 은은한 카키 그린 컬러는 데님과 잘 어울릴 법하다. 디테일을 최소화한 대신, 보다 정교하고 꼼꼼하게 만들어졌다. 두 개의 스트랩과 로고가 새겨진 가죽 소재의 안창으로 구성된다.

4. Havaianas ‘하와이 사람들’이라는 뜻의 하바이아나스는 직물 스트랩과 볏짚 바닥으로 이뤄진 일본 전통 조리에서 유래해, 1962년 브라질에서 탄생했다. 쌀알 모양 텍스쳐의 고무 밑창과 와이형 고무 스트랩의 한 가지 형태이지만, 다양한 컬러로 선보여지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가볍고 튼튼한 데다가 합리적인 가격대로 만날 수 있다.

5. Island slipper 아일랜드 슬리퍼는 하와이에서 온 브랜드로, 장인들의 수작업을 통해 모든 제품을 생산한다. 부드러운 촉감의 스웨이드로 만들어져 오래 신을수록 자신의 발 모양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변형된다. 어디서든 편안하게 신기 좋다. 선명한 파란색의 플립플롭은 작열하는 여름날의 무한한 바다와 안성맞춤.

여름을 이겨내는 법은 어렵지 않다. 여름을 완성해줄 다양한 아이템과 함께라면 한여름 무더위도 거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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