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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스트잇 MUST IT Nov 27. 2018

Sensation한 일본패션

뚜렷한 개성

일본 디자이너들은 왜 그리 주목을 받았을까? 

 

 

그들은 서양디자이너들과 전혀 패션을 전개했다. 서양패션의 틀은 ‘비례’와 ‘신체의 아름다움’이다. 비례는 신체의 비례를 철저하게 따른다. 반면에 일본패션은 신체의 미를 고려하지 않는다. 과감하게 결과 선을 중시한다. 우끼오에가 처음 서양에 소개 되었을 때 서양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처럼 일본패션도 센세이션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3명을 꼽아보자면 이세이 미야케, 레이 가와쿠모(꼼데가르숑), 요지 야마모토다.

 



이세이 미야케는 서양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섬유와 의상을 선보였다. 폴리우레탄 시트로 만든 모자, 합성섬유 메탈원단으로 만든 주름장식의 튜닉과 스톨, 낙하산 모양 바람막이 코트 등이 대표적이다. 그의 옷은 몸에 붙지 않게 걸쳐 입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세이 미야케이서 가장 유명한 옷은 플리츠 플리즈 컬렉션이다. 

 

 

 

플리츠 플리즈는 30톤의 롤러 압력으로 폴리에스테르 원단에 주름을 잡아 가공한 원단이다. 원단 자체가 가진 복원력이 탁월해 접었다 입어도 다림질해 입은 것처럼 말짱하다. 실용성 그 자체다. 원단에 구김이 없기에 활동성이 높다. 옷을 통해 몸매가 드러나지 않고 옷의 외형이 갖는 아름다움은 유연하며 수려하다. 주름진 조형성을 인체에 적용해 매우 직선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를 가진 의상이다. 옷을 통해서 신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서양디자이너들에게 이는 새로움 그 자체였다. 

 




꼼데가르숑의 레이 가와쿠보는 옷을 해체하여 새롭고 놀라운 형태로 재조합했다. 니트에 구멍 뚫기도 하고 볼록한 형태의 패딩을 단 기괴한 드레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메리칸 레트로를 표방하는 톰 브라운도 종종 기괴한 드레스를 선보이지만 그 이전에 레이 가와쿠보가 있었다. 

 

 

 

그녀는 1982년 요지야마모토와 함께 콜렉션을 선보였으며 그와 함께 올 블랙 패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이 선보인 디자인은 밑단과 봉합 선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찢긴 듯한 미완성적인 모습이다. 깃과 포켓은 일반적인 크기나 위치에서 벗어나 있다. 옷 구조는 해체되어 불규칙하며 비대칭적으로 재구성했다. 당시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중시한 서양 디자이너들과는 전혀 다른 옷이었다. 불규칙함, 미완성적인 모습, 비약, 신체 전부를 드러내지 않는 옷은 여성의 실루엣이 옷으로 전부 드러나야 한다는 기존 개념을 재정의했다. 

 

 

 

우끼오에가 서양미술의 고질적인 문제인 ‘과거의 재해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 떠오른다. 아니, 우끼오에를 비롯한 일본 미술이 보여준 모습과 완전히 똑같다. 일본 패션디자이너들을 통해서 우끼오에는 패션으로 다시 귀환했다.




요지야마 모토는 미니멀리즘의 거장이다. 전통적인 봉제로 몸에 딱 맞춘 옷 대신 몸을 헐렁하게 감싸는 레이어링 디자인을 만들었다. 이 같은 방식은 서양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서양패션에서 옷은 입은 사람의 몸의 형태가 이끌지만, 일본의 옷은 패브릭과 텍스쳐가 이끈다.

 




일본미술은 언제나 유럽에 큰 영감을 준다. 유럽과는 다른 관점의 전위적인 색채는 일본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루이비통을 위시한 패션하우스에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마크 제이콥스는 쿠사먀 야오이 작품에 영감을 받아 핸드백을 만들기도 했고, 2012년에는 협업을 했다. 

 

 

무라카미 다카시도 마찬가지이다. 슈퍼플랫이라 불리는 팝 아트 스타일로 유명한 그는 루이비통과 협업한 핸드백을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그 역시 루이비통과 협업을 진행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칸예 웨스트의 앨범커버도 작업했다. 그가 새롭게 만든 ‘카이카이키키’는 지드래곤을 비롯한 수많은 셀렙들이 다양한 패션 소품으로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러한 다양한 영감을 준 일본의 문화를 서양의 패션디자이너들도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가미했다. 디올, 랑방, 드리스 반 노튼, 프라다, 미우미우, 에트로, 발렌시아가 등 명망있는 패션하우스와 디자이너들도 일본 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옷을 꾸준히 선보였다. 특히 그 중에서 존 갈리아노가 돋보였는데 그는 디올의 오뛰꾸띠르에서 기모노를 새롭게 해석한 드레스를 선보였다. 

 

 

본의 패션과 확실한 개성은 어쩌면 굉장히 난해할 수도 있지만 그 파급력은 서양의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 계기로 대중화되었다. 일본의 3대 패션디자이너들은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세계 패션시장에 꼭 필요한 존재임이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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