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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스트잇 MUST IT Mar 14. 2018

당신은 명품을 왜 사나요?

트루 스토리



'명품 시장은 불황을 피해 갈 정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명품 소비는 사회적으로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도대체 이 말을 언제까지 들어야 할까?

그놈의 과소비 조장, 자본주의를 통한 과시 욕구, 허영심 조장 등등...


상기의 사진은 명품의 과소비 조장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출처 : Bagbirdy>



이런 얘기는 이제 그만 듣고 싶다.


벌써 10년 전에 대입 논술 주제로 '명품 소비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에 대해 논하시오' 라고 나왔는데 아직도 사골 우리듯 논술 시험 단골 주제로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새로운 얘기를 해볼까 한다. 당신은 왜 그렇게 명품을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나요?


10여 년 전 K모 대학 수시 전형에서, 명품 소비에 관해 찬반 논쟁을 적어야 했다.

어린 마음에 '명품 소비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는 패기 어린 글을 적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나의 필력과 명품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명품 소비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라는 뻔한 의견으로 논술을 마무리하고 나왔다. (그리고 나는 해당 대학에 불합격했다)


하지만 괜찮아, 재수는 안했어 ㅜ    <출처 : Wikipedia>



'True Inspiration is Impossible'



'진정한 영감은 불가능하다.'

스스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엄청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패션계에서 카피는 흔한 일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초고가 브랜드 -> 중고가 브랜드 -> 중저가 브랜드 -> 내셔널 브랜드 -> 보세' 순서로 유행이 흐른다.

즉, 위의 순서대로 카피한다는 말이다.


2017년 가장 많이 카피된 신발 중 하나인 발렌시아가 스피드러너    <출처 : Sneakerboy>



실제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디자이너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그들 역시 명품을 카피한다고 스스로 밝힌다.  

심지어 카피하는 명품들을 구매해서 따로 보관하는 샘플 보관실도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입는 옷이 명품이 아니더라도 그것은 명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때문에 '나는 명품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허영심 덩어리라고 생각해' 라고 똑부러지게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 모두 명품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서도 이 같은 논리가 나온다.

주인공인 앤디는 편집장 미란다와 여러가지 샘플의 옷을 고르며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눈다.



<출처 : Time Magazine>



앤디 : "풋."


미란다 : "뭐가 우습니?"


앤디 : "아뇨, 제 눈에는 다 똑같은 벨트같이 보여서요. 똑같은 걸 고르는게 우습지 않나요?"


미란다 : "넌 이게 너랑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구나? 넌 그냥 아울렛 창고 대방출 세일에서 얼씨구나 하고 그 파란 스웨터를 골랐겠지. 하지만 네가 모르는 사실은 그 파란색이 그냥 파란색이 아니라는 거야. 그건 파란색 중에서도 터키즈(Turquoise), 정확히는 세룰리언(Cerulean)색이지. 2002년 오스카 드 렌타가 세룰리언 색 가운을 발표했었지. 


그 후로 이브 생 로랑이 군용 세룰리언 색 자켓을 선보였고, 그러자 세룰리언 색은 급속하게 퍼져나가 8명의 다른 디자이너 컬렉션에도 등장하기 시작했지. 그 후엔 백화점으로 내려갔고 이후에는 네가 가는 아울렛의 캐주얼 코너로 넘어간 거야.


그렇지만 그 파란색은 셀 수 없이 많은 부와 일자리를 창출했어, 웃기지 않니?


패션계와 상관없다는 네가 사실은 패션계의 사람들이 고른 색깔의 스웨터를 입고 있다는 게? "



영화 속 주인공인 앤디가 입고 있는 문제의 파란 스웨터    <출처 : Cosmopolitan>


실제 세룰리언 색상의 컨셉으로 진행되고 있는 컬렉션   <출처 : Girlwhowouldbeking>


위의 영화 속 대화 내용처럼 우리가 입고 사용하는 모든 것들의 원천은 바로 '상위 명품 브랜드'이다.

또한 이를 통해 수많은 재화가 창출된다.


최초로 상품을 출시한 명품 브랜드부터 그 밑의 하위 브랜드들, 새로운 상품을 찍어내는 공장, 그 공장에서 일하는 봉제사들, 유통업계, 나아가 잡지사 같은 미디어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명품 브랜드의 히트 상품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를 통해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당신이 명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최소한 이 사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입는 옷 대부분은 몇 년 전 명품 브랜드 컬렉션에서 유행했던 스타일이며, 명품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명품이 그렇게 욕을 먹어야 할 존재인가?



그럼에도 여전히 명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각을 바꾸어서 다시 생각해보자. 명품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우리는 우선 '명품'이라는 단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명품의 사전적 정의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이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의미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제품'이다.



진정한 명품은 루브르 박물관에 코딱지 만하게 보이는 모나리자 작품일 것이다   <출처 : Hyperallergic>




이는 사실 단어 사용을 혼용하고 있는 것인데, 그 이유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케팅 담당자들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가 '사치품'으로 해석이 되는 것이 어감상 좋지 않아 '명품'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것이 현재 명품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이때 명품이 가진 가장 중요한 속성은 '희소성' 이었다. 남들이 평소에 사지 못할 비싼 제품 하나만 있어도 자부심이 생기는 시기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후 명품은 제품들이 너무 많이 생겨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 2000년대 중반에 루이비통의 별명이 3초 백이었다. 길을 걷다 보면 3초에 한 번씩 루이비통 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3초 백의 오명을 쓰게 된 문제의 로고   <출처 : Louis Vuitton>



흔히 말해 개나 소나 사는 제품이 되었으니 명품(희소성)의 가치가 사라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 명품에 부정적인 의견 또한 많아졌다.

"'똥 가방'으로 불리는 브랜드 로고만 봐도 지겹다", "명품은 촌스럽고 유행이 지난 느낌이다" 라는 의견이 팽배해졌다. 


이 즈음해서 소비자의 니즈가 '희소성이 있는 것'에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남들과 똑같은 것으로 치장하고 싶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작용했고, 명품이라는 단어는 예전만큼 많이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명품을 소비하던 사람들의 소비는 해외의 개성이 강한 디자이너 브랜드로 옮겨갔다. 

일부 럭셔리 브랜드에 국한되던 과거와는 달리 발렌시아가, 베트멍 등 요즘 핫한 브랜드부터 슈프림, 팔라스 등 스트릿한 무드의 브랜드, 크롬하츠와 같은 주얼리 브랜드부터 보스, 마샬과 같은, 리빙 브랜드까지 택할 수 있는 폭이 다양해졌다.


이러한 변화들로 인해서 과거의 '명품'이라는 단어는 희소성과 화려함을 대변하는 단어였지만 현재는 '나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브랜드'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위의 이야기들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생각해보자. 당신에게 있어서 명품이란 무엇인가?

명품은 과연 사치품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문제적 존재일까?  



확실한 건 과거에 비해 명품의 가치와 의미가 많이 변화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와 가격대가 많이 다양해졌으며 우리는 이미 머스트잇을 통해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방법 또한 잘 알고있다.(적립금과 쿠폰등을 사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사랑해요 머스트잇


그렇기에 명품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다시 한번 '명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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