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스트잇 MUST IT Mar 26. 2018

바야흐로 구찌 믹스쳐

미켈레가 만들어내는 구찌 르네상스



미켈레가 만들어내는 구찌 르네상스



<출처 : GUCCI>



2015년 ‘구찌’의 무명의 디자이너로 있었던 그는 디렉터 자리에 오르게 된 이후, 이탈리아 럭셔리 헤리티지를 완전히 뒤집어버리고 자신의 색깔로 리브랜딩 시킨다. 그것도 “구찌”를 말이다.


구찌는 미켈레라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를 통해서 나온  새로운 이미지를 구찌 르네상스라고 가리키며 ‘모든 것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거의 모든 곳에서 영감을 얻고 있었고, 모든 역사적 요소를 겹겹이 쌓아 올려 특별하고도 신비함을 자아내는 사람이었다. 아버지 덕분에 히피 문화에 영향을 받았으며, 앤티크 수집광인 그의 특성 또한 브랜드를 전개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그의 컬렉션에는 모든 역사적, 문화적 레퍼런스가 차용되었으며, 특히 최근에 공개한 2018년 FW 컬렉션은 이해하기 힘들 만큼 밀도 높은 구성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을 풀어나가고 있다.



<출처 : GUCCI>




<출처 : GUCCI>



<출처 : GUCCI>



<출처 : GUCCI>



미국 사상가 도너 해러 웨이 사이보그 선언문 (Cybog Manifesto)에서 영향을 받은 이 컬렉션은 수술실을 연상시킨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시각 특수효과를 전문으로 하는 팩토리마키나리움에서 만든 '자기 자신의 머리', '카멜레온, '작은 용' 등의 하나의 오브젝트를 모델들이 들고 패션쇼에 등장하면서 현실의 공간에 비현실적인 요소를 집약시켜 표현했다.



<출처 : GUCCI>



미켈레가 레퍼런스로 차용한 사이보그 선언문은, 그의 구찌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섞여있다. 사이보그 (=기계와 유기체의 결합) 선언문은 신화적 시대가 담아야 하는 문화적 폭발성을 나타내고 있고, 구찌는 바로 이 ‘코드’를 맨 앞으로 내세워 구찌 맥시멀리즘을 표현했다.



<출처 : GUCCI>



사실 이런 행보는 미켈레에겐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꽤나 여러 시즌에 걸쳐 이런 실험(?)들을 계속 해오고 있고 꽤, 아니 아주 과하게 잘해오고 있다. 기존 명품 소비의 중심 세대가 아닌 밀레니엄 세대에게 구찌를 제대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이함'을 원하는 그들의 열망과 아주 자연스럽게 엮어져 구찌 믹스쳐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7 FW는 레트로 SF를 이용해서 컬렉션을 구상했었고 50,60년대 SF TV 프로그램 스타트렉을 아주 적절히 믹스해서 구찌가 얼마나 독특한 존재인지 어필하였다. 레트로 열광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에게 어필하기에는 최고의 결과물이며, 이런 이미지들은 새로운 구찌가 어떤지를 잘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다.


그리고 재밌다. 이상한 것들을 조합해서 패션 영역을 짜고 있는데, 그게 이상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할까?



<출처 : GUCCI>



<출처 : GUCCI>




<출처 : GUCCI>




대퍼 댄 (Dapper Dan) 이라는 인물



그리고 구찌 믹스쳐에는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가 있다. 하이패션 디자이너 하우스들이 기존에 하던 부띠끄를 구찌가 재조합하여 구찌 믹스처를 디자인하였는데, 구찌는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업을 하였다. 그 중에는 ‘대퍼 댄’이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 레퍼런스는 ‘구찌가 가짜의 이미지를 활용한다면...’이라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출처 : GUCCI>


대퍼 댄은 1983년 할렘에 비스포크 샵을 차린 인물이다. 80~90년대 힙합 부흥 시기에 힙합 럭셔리를 창조해낸 인물로 잘 알려져있다. 당시 힙합 아티스트들을 위한 맞춤복으로 유명했던 그는 펜디(FENDI), 구찌(GUCCI), 루이뷔통(Louis Vuitton) 등의 브랜드들을 모방한 의상을 제작했었고 할렘의 전설로 불렸었다. 하지만 디자이너 하우스 브랜드들로부터의 질타와 소송에 의해 92년, 그의 부띠끄는 모습을 감추게 된다.




(좌)대퍼 댄의 코스튬 과 (우)2017 구찌 리조트 컬렉션의 코스튬    <출처 : PINTEREST>


대퍼 댄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아이템으로는 이 루이비통 모노크롬 볼룬 디자인 코스튬이 있다. 바로 이 디자인을 구찌는 2017 리조트 컬렉션에서 그대로 모방하여 모노크롬으로 도배된 구찌를 선보인다.



대퍼 댄은 이에 반발했고, 순식간에 구찌는 카피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참으로도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은, 대퍼 댄도 페이크 루이비통, 구찌 등을 가지고 작업했다. 그리고 그 페이크 이미지를 활용해 만든 구찌 컬렉션 제품이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미켈레는 이를 ‘오마쥬’라고 대응했고, 대퍼 댄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를 계기로 구찌 부띠끄를 책임지게 된 대퍼 댄은 할렘에서 다시 테일러링 부띠끄를 열게 된다.



<출처 : GUCCI>



그럼 구찌는 왜 이런 행보를 보이는가?




우선 '미켈레'라는 인물의 비범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레퍼런스를 다양한 곳에서 가져올 뿐만 아니라, 논란이 될 만한 것들을 툭툭 건드리며 세간의 주목을 이끈다. 그리고 꽤나 영리한 이 전략은 잘 먹혀들어간다. 그가 새로이 만드는 구찌 엠파이어는 기존의 럭셔리 디자이너 하우스와는 전혀 다른 안티-패션의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새롭게 '쿨함'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이끈다. 1900년대 양식부터 2100년의 양식까지, 디자인 재현과 새로운 믹스쳐를 통한 브랜드 제안은 어디까지 구찌를 탑 하이패션 브랜드로 이끌지 궁금하다.



<출처 : GUCCI>








더 많은 스토리가 궁금하면? 머스트잇 구경가기!


https://goo.gl/58Fk7t





매거진의 이전글 All about this Designe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