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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스트잇 MUST IT Apr 02. 2018

문명인이라면 옷장에 하나쯤 있어야 할 생존 필수템

살고싶으면 보아라



부대 차렷! 대장님께 대하여 경례!

쉬어~


21세기 문명인으로 살아가는 이상, 우리는 매일 전쟁 같은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누구나 전투복이 필요한 중요한 순간들이 급작스럽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무리 급작스러운 상황이 닥쳐도 미리 준비해둔 전투복을 꺼내 입기만 하면 완벽하게 준비된 모습으로 승기를 쟁취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백전백승의 S급 깔끔쟁이가 되고 싶다면 머스트잇이 특별히 준비한 전투복을 미리미리 관물대에 각 잡아 모셔두자.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전쟁터 같은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소한의 준비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1. 결혼식에서




친척 어른들을 많이 만나야 하는 결혼식에는 단정한 수트가 어울리지만, 또래 친구들이 모이는 동창, 동기 혹은 친구 결혼식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혼식장에서 그저 그런 양복쟁이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신부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시선 절도범이 될 것인가는 당신의 전투복에 달려있다.





동창, 동기 그리고 친구의 결혼식이라면 따분한 양복은 옷장에 넣어두고 시선이 집중될만한 '닐바렛 맨투맨' 을 하나 장만하자. 닐바렛의 고급진 소재감과 세련된 패턴. 거기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닐바렛의 인지도까지 더해지면 너무 신경 써서 차려입은 것 같아 보이지도, 평범해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청바지보단 발목 라인에 딱 떨어지는 슬랙스와 앞 코가 뭉툭한 클리퍼를 신고 양말은 바지와 비슷한 색상의 무채색 계열을 신어보자.


모처럼 차려입은 결혼식장에서 ‘민폐 하객’이라는 말 이상의 칭찬이 있을까?


대한민국 정서상 여성 민폐 하객보다 남성 민폐 하객에게 더 관대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장담하건대 우중충한 양복 사이에서 한 줄기 빛으로 각인되어 피로연장 주인공은 아마 당신이 될 수도 있다. 결혼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우면 학창시절 짝사랑하던 그녀에게 "잘 들어갔어?" 라는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





2. 소개팅에서



소개팅은 전쟁이다. 전쟁에서는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린다는 것을 이미 여러 학술적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고로 우리는 고지 점령을 위해 관물대에 A급 생로랑 모터사이클 부츠를 대기시켜놔야 한다.





하이힐은 더이상 여성들만의 무기가 아니다. '생로랑 모터사이클 부츠' 는 굽이 악명높기로 유명하지만 앵클부츠의 특성상 추가로 약 3cm의 깔창을 깔아도 전혀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일부 남성들에게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 같은 존재가 되어준다.




모터사이클 부츠에 컬렉션 의상을 그대로 입고 나온 강동원




원래 모터사이클 부츠는 '생로랑 디스트로이드 진' 과 한 쌍을 이루지만 소개팅에서 생로랑 풀착장을 한다면 자칫 강동원 따라쟁이로 보일 염려가 있으므로 웬만하면 깔끔한 블랙진을 추천한다.


이제 생로랑 모터사이클 부츠만 있다면 대한민국 평균 남성 키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높아진 키만큼 높은 가격이 우리의 통장을 한순간에 ‘텅장(텅 빈 통장)’으로 만들 수도 있다.





3. 어른을 만날 때



사실 어른들은 옷이나 신발에 많은 돈을 쓰는 남자를 예뻐하지 않는다. 자고로 남자란 단정하고 깔끔한 게 최고라는 필자 어머니의 말씀을 빌려 팁을 주자면 굳이 옷과 신발에 비싼 돈을 들일 필요 없이 유니클로 옥스퍼드 셔츠에 지오다노 면바지 면 충분하다.



어른을 만날때는 어른말을 듣자!




대신 다른 준비물이 필요하다.



김생민의 아버지는 옷에 수십만 원 투자하는 것보다 귀 옆과 뒤를 깔끔하게 밀고 나가는 것이 더 좋은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그 말은, 어른들의 눈에는 명품 브랜드 옷보다 깔끔한 인상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깔끔한 인상을 위해서 우리는 일병 첫 휴가 나갔을 때를 회상해보자. 옷을 칼같이 다리미로 다려서 미리 옷걸이에 걸어두고, 곧장 이발소로 머리를 깎으러(머리를 자른다는 표현보단 깎는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달려가자.



좌측 그레잇!  /  우측 스튜핏!!



요즘은 뱅글뱅글 돌아가는 이발소 전용 삼색 등도 없이 간판 하나만 달랑 걸고서 영업하는 바버샵이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바버샵에서 머리를 깎아주는 형님들의 팔에는 문신이 너무 많아 무섭기 때문에 꼭 이발소로 가야 한다. 왜냐하면, 머리를 깎을 때 나의 의사 표현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면, 갓 전입 받은 이등병처럼 불쌍한 헤어 스타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의 의견을 마음껏 어필 할 수 있으며, 서비스로 아저씨가 머리를 감겨주고 면도까지 해주는 이발소로 갈 것을 추천한다.




4. 클럽에서



무슨 옷을 입고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지 가장 고민되는 곳이 바로 클럽이다. 너무 과하게 꾸미면 작정하고 온 사람처럼 보여서 꺼려지고 그렇다고 후줄근하게 가면 아무의 시선도 받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머스트잇이 추천해주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면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클럽에 너무 고가의 옷을 입고 가기 망설여지는 이유는 클럽의 찌든 담배 냄새와 온갖 페로몬 향수 냄새가 뒤엉켜, 세탁하지 않고는 도저히 다시 입을 수 없는 옷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온몸에 냄새가 배어 몇 번을 씻어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를 고려하여 영원히 세탁이 필요 없는 비장의 아이템을 추천해주겠다.


바로 '마르지엘라 실버링' 과 '보테가 베네타 키링' 이다.


좌 마르지엘라 실버링  /  우 보테가 베네타 키링



진정한 고수는 디테일로 승부한다.


어두컴컴한 클럽에서 비싼 옷과 신발로 승부를 건다는 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일 뿐, 아무런 이득이 없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우리가 승부를 걸 타이밍은 술잔을 건넬 때의 한순간이다. 이때 빛나는 것이 바로 마르지엘라 실버링이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열 손가락에 두르고 다니는 투박한 크롬하츠들 사이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단 하나의 마르지엘라 실버링은 까마귀들 사이의 백로처럼 느껴질 것이다. 게다가 건배를 마치고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렸을 때 마침 그 옆에 보테가 베네타 키 링이 놓여있다면, 당신의 자가용이 황금 마티즈 혹은 어릴 때부터 타던 21단 자전거 일지라도 그 순간만큼은 BMW 차키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가지 팁을 더 주면, 클럽과 선글라스는 아주 좋은 궁합이다. 오죽하면 레이벤의 가장 인기 있는 라인 중 하나는 그 이름마저 ‘클럽 마스터’ 일까. 클럽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면 "어머, 혹시 연예인?" 이라는 궁금증에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보게 되기 마련이다.






오고 가는 눈빛 속에 정분이 싹튼다는 사실은 “Back to the Future”의 “Emmett Brown” 박사가 과학적으로 증명을 끝냈으니 믿어도 된다.


이제 당신은 당장 실전에 배치되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한 제군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상기 내용은 생존을 위한 미봉책일 뿐, 상대방보다 더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훈련과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점 잊지 말고 하루에 한 번씩 머스트잇 매거진을 훑어보면서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자.



이상.

부대 차렷! 열중 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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