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영혼 릭 오웬스
패션 좀 안다 옷 잘입는다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컬러가 무엇일까?
대부분 내 경험상 열에 아홉은 블랙이라고 말한다.(심지어 우리 회사 사람들도 블랙으로 입고 오는 날이 많으니까)
아 그리고 나도 블랙을 좋아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고급스러워 보이고 시크해보이는 그 느낌이 좋았달까.
그래서 오늘은 블랙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블랙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릭 오웬스라던가 릭 오웬스라던지.... 릭 오웬스라고 답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의 블랙이라는 브랜드의 회상 수준은 릭 오웬스가 첫 번째 일 것이다.
또한 패션계에서 가장 많이 카피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브랜드를 그렇게 애정하는 것일까?
릭 오웬스는 1961년 캘리포니아 포터빌에서 태어났다.
현재의 다크한 브랜드 분위기와는 다르게 굉장히 따뜻하고 동심이 마구 샘 솟을 것 같은 도시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외모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어머니는 멕시코 출신이며 보수적인 집안에서 성장했다고 한다.
이후 LA의 Otis Colleage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며 록 스타들의 옷을 만들어주는 인디 디자이너로 활동한다.
이후 1994년에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릭 오웬스라는 레이블을 런칭하고 2002년에 뉴욕에서 첫 번째 컬렉션을 시작했다.
그 이후 계속 승승장구 하기 시작하는데, 패션 디자인 어워드인 CFDA에서 'New Talent Award'를 수상했고 이후 2004년 F/W 시즌부터는 파리에서도 컬렉션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유럽에서는 가죽과 모피, 니트 등을 다루는 수준이 뛰어난 디자이너로 소개되며 마니아층을 거느리게 되었다.
블랙이라는 키워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릭 오웬스의 아이덴티티는 미니멀, 소재에서 오는 우아함이라고 꼽을 수 있겠다.
대부분 그의 디자인은 한정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언뜻 보면 단조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비대칭성, 사선, 무채색 등의 한정된 디자인은 그만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미니멀을 추구하는 그의 특성상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제품들로만 매 시즌 컬렉션을 진행한다.
또한 소재에서 오는 우아함 역시 그만의 스타일이다.
대부분 릭 오웬스의 컬렉션에 쓰이는 소재는 가죽, 모피이며 이를 다루는데 천재적인 솜씨를 보인다.
많은 셀럽들 역시 릭 오웬스의 가죽 제품들을 좋아하며 제품 자체의 실루엣과 정확한 테일러링에 박수를 보낸다.
대체적으로 무거운 소재를 사용하지만 이를 통해 고딕스러운 무드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여기서 잠깐 알아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릭 오웬스를 단순히 블랙 패션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고딕 패션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고딕 패션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입는 블랙 패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 양식에서 파생된 것이다.
때문에 고딕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귀족의 복장으로 주로 롱 드레스, 코르셋, 롱 부츠 등이 대표적인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릭 오웬스는 웨어러블한 고딕 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그 역시 "런웨이만을 위해서 옷을 만들지는 않는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은 현실에서 입을 수 있는 것들이다. 나 역시 판타지를 좋아한다. 그러나 판타지를 매일 입을 수 있는 것들로 변환시키려고 한다." 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제품들은 현실에서 입을 수 있는 옷들에 기초하고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도 많이 입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릭 오웬스를 애정하는데에는 그의 컬렉션 또한 한 몫한다.
매 시즌마다 이슈거리를 부르기 때문이다.
14SS 여성복 패션쇼에서는 전문 모델 대신 탭댄서들을 무대에 등장시켰다.
여성들이 귀여워 보이고 예뻐보여야 하는 대상이 아닌 여성 그 자체로 보아달라는 의미라고 한다.
15FW 남성복 패션쇼에서는 그 유명한 성기 노출 사건이 있다.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제 패션은 거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이기에 패션쇼를 통해 독립적인 존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끝판왕 16SS 컬렉션에서는 인간 백팩을 선보이기에 이른다.
'자매애'와 '모성애'를 컨셉으로 쇼를 기획했다고 하는데, 100% 와닿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컬렉션을 통해 릭 오웬스라는 브랜드는 한 번 더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하이 패션~ 이라는 개그 소재로 많이 사용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를 통해 릭 오웬스라는 브랜드가 파격적인 퍼포먼스 컬렉션을 보여준다는 것, 그리고 늘 화제를 부르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확실시 됐다는 점이다.
패션 평론가들에 따르면 21세기의 지난 10년이 마크 제이콥스의 시대였다면, 다가올 10년은 릭 오웬스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확고한 디자인 철학, 파격적인 퍼포먼스 컬렉션은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철학이 있기에 앞으로의 릭 오웬스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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