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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스트잇 MUST IT May 23. 2018

기묘한 이야기

팔라스와 캘빈 클라인은 왜 다시 옛 시절을 살려내는가



‘레트로’는 음악, 의상, 디자인 등에서 패스티시와 인용을 통해 의식적, 창의적으로 표현된 시대 양식이나 흐름으로 쉽게 말해서 복고주의로 나타나는 하나의 유행, 스타일이다.


*패스티시(pastiche) : 원본에서 따온 것을 수정해서 복제하거나 조각들을 짜맞추어 만든 그림이나 도형, 다른 예술가들의 양식을 명백히 모방한 것, 또는 그런 것들의 양식을 일컫는다. 패스티시는 일반적으로 예술가가 스스로 빌려온 것을 자기 자신의 통일된 양식으로 융합해내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면서 절충적인 작품에 대해 경멸적인 의미로 쓰인다. (월간미술 인용)




<출처: engadget>


<출처 : Pinterest>   2017년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는 여러 레트로 레퍼런스의 집합체였다.



오늘날 우리가 즐기고 있는 ‘레트로’는 비교적 최근의 대중문화까지도 포함하는 단어가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그것이 과거에 유행했던 유행하지 않았던, 시대의 흐름의 메이저가 됐기 때문에 쿨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고, 과거 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제로 받아들여진다.




<출처: 셔터스탁>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중 천장으로 된 모던 인테리어 대신 건물 골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콘크리트와 목재 아래서 드립 커피 같은 것들을 마시고 있는 것이고, 빈티지 샵을 방문하며 “이게 요즘 트렌드야” 라며 빅로고 티셔츠들이며 나이키 스우시며 리바이스 청바지며 여러가지를 구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건 보기에도 사실 나쁘지 않다. 과거에 이상향을 두고 쫓기 시작하는데 이제는 과거의 온전한 보존 보다는, 과거를 소비하는 주체로서의 소비를 시작한다.




<출처 : 리바이스 공식 홈페이지>


패션 산업에서는 어제 옷장을 뒤적이는 일이 언제나 불가결했지만, 지난 10년 사이에는 흘러간 아이디어를 재활용하는 주기가 미친 듯 짧아졌다. 한 시대가 끝나자마자 해당 시대 스타일을 뒤적거리는 브랜드가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레트로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패션 브랜드에 대하여 알아보자.




Palace Skateboards [Sk8 Boy]




팔라스 스케이트보드(Palace Skateboards)는 80~90년대 이미지를 정말 똑똑하게 잘 활용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출처 : Palace Skateboards 공식 홈페이지>


팔라스 스케이트보드는 스트릿 브랜드 명성에 걸맞게 스트릿 컬쳐에서 상당히 자주 많이 인용되는 레트로 요소들을 영리하게 이용해서 브랜드 이미지 빌드업을 시도한다. 그 시도 중에 하나가 바로 다음으로 소개되는 레트로 비디오 문화를 이용한 시도이다.





팔라스는 아날로그 방식의 VHS(Video Home System)을 이용해서 1980,1990년대 비디오 문화의 유산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풀어낸다. VHS의 특징이라고 하면 아날로그 방식의 칙칙한 색감과 화면 열화로 인한 영상의 손실, 노이즈, 1980~1990년대 3D CG 등이 있다.



VHS 로고     <출처 : 위키피디아>


2018SS 캠페인에서 팔라스는 또 다시 1980~1990 년대의 스트릿웨어무드 그리고 빈티지 스포티웨어를 통해 레트로를 차용한 모습을 보여준다.




2018SS Palace Skateboards 캠페인 화보 by Urgen Teller    <출처: 하입비스트>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르겐 텔러같은 포토그래퍼를 기용해서 그 시절 무드를 다시 살려 스쳐지나간 듯한 이미지를 판매한다. 팔라스가 영악하면서 똑똑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다.




시대를 풍미했던 유르겐 텔러의 go sees     <출처 : pinterest>




물론 팔라스 같은 스트릿 브랜드들이야 워낙 하위문화 포섭을 잘하고 기존 이미지의 차용을 쉽게 하기도 한다. 그리도 또 브랜드의 아이템들이 주로 과거 문화에서 추출되는 것들이기에 전혀 거부감이 없고, “그냥 기존의 것들을 쭉 해온다”의 이미지가 있다.




Calvin Klein [205 w 39 nyc]


캘빈클라인의 자기복제식 레트로



시간이 조금 흘렀긴 하지만, 현재 캘빈클라인의 CCO로 있는 라프 시몬스 또한, 2017년 컬렉션의 일부를 뮤직 비디오 속에서 풀어나가며 레트로 문화적 코드를 살렸던 적이 있다. 이제는 인디밴드라고 하기에는 메가급 밴드로 성장해버린 THE XX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매력적인 10대로 가득 찬 뮤직비디오 형태의 캘빈 클라인 광고 캠페인을 시도했다. 
 



<출처 : I dare you 뮤직비디오 캡쳐>


비디오 제작은 사진작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알라스데어 맥렐란이 참여했고, 레트로 문화 부흥의 한 축을 담당했던 ‘기묘한 이야기’의 뮤즈인 밀리 바비 브라운 (Milly Bobby Brown) 그리고 영화 문라이트의 배우 애쉬튼 샌더스, 패리스 잭슨 등 밀레니얼 스타의 모습을 ‘레트로 이미지’에 접목시켜 캘빈 클라인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출처 : I dare you 뮤직비디오 캡쳐>




캘빈클라인은 이외에도 레드 훅 랩이라고 하는 유스 커리어 프로그램 비디오 캠페인을 통해서 좀 더 이전 세대로 회기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확실히 세련되긴 했지만, 아메리칸 유스컬쳐를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이나, 나레이션을 이용하는 방식은 그대로다. 그 당시의 복장이나 느낌을 가져와서 업그레이드를 시킨 느낌이랄까.


심지어 2017년에는 캘빈클라인의 뮤즈였던 케이트 모스의 18살 때의 모습을 되살려 가져오기도 한다. 그녀의 남자친구 사진가 마리오 소렌티가 촬영한 영상 중 공개되지 않은 영상을 가져와 'Obsessed‘ 라인에 그대로 인용한다. 해당 캠페인에서 또한 레트로 컨셉트를 제대로 활용한 라프 시몬스의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이 엿보인다.



<출처 : 캘빈클라인 캠페인 Obsessed 영상 캡쳐>




심지어 가장 최근에는 케이트 모스의 프로모션을 프린트로 하는 티셔츠를 오프닝 세레모니와 함께 보여주기도 했다.



<출처 : opening ceremony>





팝컬쳐와 계속 순환하며 새로운 메가 트렌드로 자리를 굳힌 ‘레트로’ 트렌드가 앞으로 얼마나 하이패션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답습을 계속하는 패션 문화를 보았을 때 레트로가 더 이상 과거에 한정되어진 패션 문화로 자리 잡진 않을 듯하다. 지속적으로 동시대의 소비점과 맞물려 새로운 소비자 또한 자극할게 명확해 보이긴 한다. 팔라스가 그랬고, 캘빈클라인이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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