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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스트잇 MUST IT Jul 05. 2018

스트릿의 종교, 슈프림

머스트잇이 들려주는 슈프림 이야기




지난 월요일 (6월 4일) 미국 패션디자이너 협회, 즉 2018 CFDA 시상식은 올해의 남성복 패션디자이너로 슈프림의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를 꼽았다. 해당 어워드는 1981년 처음 시작했으며 인플루언서 등 패션산업 전반에 걸쳐 활약이 도드라진 이에게 상을 주는 행사이다. 2018 CFDA Awards의 후보자로는 캘빈 클라인(Calvin Klein)의 라프 시몬스 (Raf Simons), 오프-화이트(Off-White)와 더불어 현재 루이비통 (Louis Vuitton)의 멘즈라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는 버질 아블로 (Virgil Abloh), 톰 브라운 (Thom Browne), 톰 포드 (Tom Ford)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다.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슈프림(Supreme)은 정상에 올랐다.




CFDA Award, 제임스 제비아 <출처 : Getty Image>





제임스 제비아 (James Jebbia)



스트릿 웨어의 유행과 더불어 게릴라마케팅, 보드 컬쳐, 유스 이미지 등등… 서브 컬쳐를 기반으로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내다 못해 전 세계에 신도들을 거느렸다고 평가 받는 브랜드 바로 슈프림! 슈프림은 제임스 제비아의 머리에서 구상되고 그의 손에서 시작되었다.




제임스 제비아 (James Jebbia), 슈프림 런칭행사 <출처 : Twitter>



사실, 슈프림의 시초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투시이다. 제임스 제비아는 스투시의 멤버로 같이 브랜드 운영을 했다. 1991년 당시 스투시는 뉴욕에 매장을 내며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런칭했는데, 이 때 함께한 멤버가 바로 제임스 제비아이다. 이후로도 몇 년간 협업 형태를 유지했으나, 기존의 스투시에서 벗어나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려는 목표로 1994년 뉴욕에 스케이트 샵인 '슈프림(Supreme)'을 오픈하게 된다.




스투시 <출처 : Goodhoodstore>




뉴욕의 보더들을 위한 퀄리티 있는 의류, 서브 컬쳐 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옷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나로 슈프림은 제비아를 거쳐 주류를 위협하는 비주류로 자리잡게 된다.




슈프림 매장 앞에서 드랍을 기다리는 행렬들 <출처 : GQ>



SUPREME X _____




가장 인기있는 콜라보 중 하나인 인형 커밋(Kermit)과의 콜라보 <출처 : ID 매거진>



사람들이 슈프림에 열광하는 이유는 쿨함, 게릴라마케팅, 서브 컬쳐 기반의 힙함, 소수만이 가질수 있다는 아이템의 희귀성 등등 수 많은 이유가 있다. 그런 이미지를 만드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한 것은 바로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약 25년 동안의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약 700 여 개이상)와 협업했고, 3자 4자 콜라보를 하는 등 실로 상상 불가능한 행태까지 보여준다. 콜라보 상품은 400벌만 생산되어 희소성 때문에 슈프림 추종자들을 열광케 한다.




Supreme X North Face <출처 : 하입비스트>



1996년 첫 콜라보를 진행했던 반스부터 나이키, 언더커버, 노스페이스, 스톤 아일랜드까지 그 브랜드 또한 다양하다. 노스페이스 같은 경우는 아웃도어 기술력과 그들만의 노하우를 섞어 10년 가까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화려한 레터링 혹은 패턴으로 매년 슈프림 마니아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이런 식으로 콜라보를 진행한 상품들을 구입하기 위해 캠핑을 마다하는 것은 기본이며, 웃돈이 기본 가격이라는 공식 또한 만들어지게 되거나 오직 슈프림 구매를 위한 수 많은 봇들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이커머스 업체 스플레이의 비공식적인 트윗에 따르면 슈프림 박스 로고 스웻을 구입하기 위한 클릭과 페이지 뷰의 합이 30억번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슈프림은 리셀, 캠핑 등의 하나의 문화를 정착시킨 장본인이며, 지속적으로 패션계의 기현상을 만들어내는 브랜드이다.



슈프림 공식홈페이지 <출처 : 슈프림 공식홈페이지>


슈프림은 단순히 브랜드 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뮤즈, 포토그래퍼, 애니메이션 심지어는 뉴욕 메트로 카드까지, 모든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다. 이제 슈프림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더 이상 패션 브랜드가 아니다" 라는 정신 또한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데미안 허스트와 협업하여 만들어진 슈프림 데크 <출처 : WIDEWALLS>




그 예로서, 시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인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꼽을 수 있다. 런던베이스의 아티스트인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와 협업하여 보드데크를 선보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포토그래퍼 낸 골딘(Nan Goldin)과의 협업을 했었으며, 이 외에도 앤디 워홀, 장 미쉘 바스키아 등의 현대 미술 거장들과도 그 획을 함께했다.




Neil Young <출처 : Complex>



뿐만 아니라,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닐 영 (Neil Young), 더 스미스 (The smiths) 의 모리세이 (Morrisey) 등 대중음악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아티스트와 협업을 한 적 또한 있다. 그리고 시대를 풍미한 아키라(Akira) 같은 애니메이션과도 콜라보를 진행했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서브컬쳐를 메인으로 메인 스트림을 흡수하기도하고, 비 주류문화를 단숨에 수면 위로 올려놓기도 한다. 슈프림은 이처럼 수 많은 상호작용을 통해, 패션브랜드를 넘어서는 시도들을 해나가고 있다.




그 시도의 정점은 단연 프랑스의 럭셔리하우스 브랜드 ‘루이비통 (Louis Vuitton) 과의 협업이었다. 기존의 30배가 넘는 가격을 만들어내고, 상품 판매중지 사태까지 가는 리셀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단순히 가격과 이슈메이킹을 넘어서 해당 콜라보가 주는 충격은 실로 강력했다. 모노그램을 데크에 무단 도용했던 브랜드가, 럭셔리 브랜드와 손을 잡고 협업 제품을 내놓은 상황이라니.


실로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2017년의 이 콜라보레이션은 정체된 패션을 해소한다는 아주 바람직하고 흥미로운 방향의 진행이었고 패션 역사에 한 획을 긋는다는 의미가 있었다.




Louis Vuitton X Supreme <출처 : pinterest>




근래 들어서 패션의 큰 흐름을 굳이 따지자면, 스트릿 웨어와 하이패션 브랜드의 ‘혼합'을 꼽는다. 기존의 판도를 바꿔 스트릿을 하이패션의 영역으로 만들었다. 기존 ‘럭셔리’의 영역이 더 이상 기존의 부띠끄의 영역이 아님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한 슈프림은 실로 대단한 패션회사다. 아니, 이제는 패션 회사를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메인스트림으로 치고 올라온 거리의 이단아가 이제는 어디까지 그 종교를 전파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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