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직업병 (10)

Dream A Dream

by 철없는박영감
I Had A Dream, I Have A Dream, I Will...


어느덧 '독서의 직업병'에 대한 고찰 10번째 글이다.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다. 스스로 진단하는 최대 직업병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처음에 말한 '읽다 보니 쓰고 있고, 살다 보니 써지더라'라는 생각이 이제는 책을 내고 싶고,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발전했다. 아직은 실력을 키우는 중이지만 언젠가는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이들도 꼭 작가가 아니더라도 책을 보며 꿈을 키웠고, 키우고, 키울 거라 확신한다.


버팀목


대학까지는 마치 선로를 달리는 기차 같은 인생이었다. 깔려있는 레일을 따라 최선을 다해 수능 점수를 받았고, 결과에 따라 분기점을 지났다. 그리고 대학졸업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했다. 앞차를 따라 달리는 것은 딱 여기까지였다. 종착역에는 새로운 길을 찾아가라는 도전이 마중 나와있었다.


공무원 시험이 그랬고, 취업이 그랬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니 슬럼프, 우울증, 번아웃이 찾아왔다. 외형을 갖추니 내적 한계에 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마치 게임에서 만렙을 찍고 콘텐츠를 다 소비했는데 의리로 사줘야 하는, 나이라는 숫자만 더하는 의미 없는 확장팩이 계속 출시되는 것 같았다.


그 지리멸렬한 시간 속에서 마침내 찾은 성우라는 꿈에 10년 가까이 도전했다.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힘들 때마다 지탱해 준 것은 독서였다. 수험 생활에 지쳤을 때, 첫 월급을 타고 서점에서 플렉스 했을 때,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로 스스로 위로할 때, 처음 도전해 보는 분야에 대해서 알아갈 때... 참 많은 것을 읽고 생각하며 버텨냈다.


상상하고 그리다.


독서는 버팀목의 임무를 완수하면, 다음을 상상하고 그릴 수 있게 발판이 되어 주고, 북돋아준다.


추억을... 미래를...,

하지 못한 것을... 하고 싶은 것을...,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볼 수 없는 곳을...,

그리고 크든 작든 모든 꿈을...


물론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꿈에서 깨고 다시 반복되는 일상으로 돌아와도 독서는 작은 탈출구가 되어주고, 다시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리고 "같이" 상상하고 그릴 수 있는 힘을 모아준다.


훗날 언젠가는 '아~ 그런 때가 있었지...', '그때가 그립네...'라며 읽었던 책을 떠올리는 날이 올 거다. 옛날 유행가를 다시 듣는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옛날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완성된 순간은 태어났을 때가 아닐까? 어렸을 때는 좀 더 쉽게 행복했고, 좀 더 쉽게 주위를 받아들였고, 좀 더 쉽게 미련을 버렸다.


인생의 완성형은 없다. 누구나 꿈이 있고, 꿈을 꾸는 지망생이다.


더 이상 일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버겁기만 한 삶을 꾸역꾸역 살아내다가, 건강도 나빠지며 이 이상 욕심부리는 것은 민폐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퇴사를 결심했다. 그 뒤 일 년간 건강도 챙기고, 마음도 돌 볼 수 있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고, 다시 작가지망생의 꿈을 꾸며 미래를 상상하고 그리게 해 준 것은 독서의 힘이다.


'나'라는 인생이 잘못되어 가는 것을 남 탓, 시절 탓, 세상 탓으로 돌리는데 급급했는데, 이제야 앞에 놓고 마주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결국 이렇게 '꿈'으로 회귀할수록 한 가지 확실해지는 것은 가능성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변치 않는 든든한 동반자는 독서라는 사실이다.


언젠가는 "'작가의 직업병'에 대한 고찰"을 쓰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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