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해지기 (9)
만연체 : 많은 어구를 이용하여 반복ㆍ부연ㆍ수식ㆍ설명함으로써 문장을 장황하게 표현하는 문체. 정보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문장의 긴밀성이 떨어진다는 흠이 있다. [출처 : 네이버 표준국어대사전]
화려체 : 문장이 매우 찬란하고 화려하며 음악적 가락을 띠고 있어 선명한 인상을 주는 문체. 비유와 수식이 많은 아름다운 글이기는 하나 자칫하면 속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출처 : 네이버 표준국어대사전]
하여가 (何如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 문장이 좀 길면 어떻고, 좀 화려하면 어때?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 아이디어가 번뜩이고 발상이 기발하면 좀 얼기설기... 그렇게 될 수도 있지... 찰떡같이 좀 알아들어라.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 너나 나나 똑같은 작가지망생끼리 왜 쉽게 안 읽힌다고 탓하는 거야? 글쓰기 국가자격증이라도 있어?
단심가 (丹心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 이 한 몸 바쳐 눈 빠져라 읽어봐도 전혀 이해가 안 되고, 고칠 데는 백 군데도 넘어... 다 고치면 사망하시겠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 쓸데없이 장황하고 화려한 문장 이해해 본다고 머리 쥐어뜯다가 뼈 보일라 그래... 지금 완전 넉다운이거든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 제발 짧게 써… 낱말 공부 좀 하고… 짧고 간결한 문장이 최고야!
동창이 밝았느냐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 날 샜는데... 알람 울린다... 야...
소 치는 어린아이 상기 아직 일었느냐
: 싸우다 지쳐 잠든 거야? 어린 노무 자식들... 애들은 싸우며 크는 거라더니만... 일어나 그만...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하나니
: 공모전 마감 다 지났는데 언제까지 쓸려고 그러냐?
문체가 문제가 아니다.
글만 쓸 때는 잘 몰랐다. 문장이 긴지, 만연체인지, 화려체인지... 머릿속 생각을 꺼내야 했고, 전해야 했고, 이해시켜야 했다. 그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보면 어린아이가 떼쓰듯 썼고, 딸 가진 아빠들처럼 해결책을 제시하려 했다. 공감의 시간은 짧고 결론의 시간은 길었다.
'브런치스토리'를 이용하면서 '브런치나우'속에서 그때의 모습들, 그때의 문체들을 발견한다. 지금도 잘 쓰는 글은 아니지만 예전보다는 십원어치 나아졌나 보다. 적어도 그때의 마인드는 아니니까... 설명하고 설득하고 내 편으로 만들려는 마음이 절실할수록 장황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문장은 길 수도 있고, 화려할 수도 있다.
읽으라고 쓰는 글, 읽는 사람은 생각해 보셨나요?
다만 판단과 생각은 읽는 분들의 몫이다. 예전 글들은 생각을 강요했고, 기발한 발상이란 착각에 함몰되었으며, 교훈이나 정보랍시고 이해 안 되는 말들을 구구절절 써놨다. 이런 것을 일기라고 하나? 어떤 의도, 어떤 감정으로 썼었는지 기억 속에서조차 희미해진 이야기들이다. 있어 보이고 싶었는지 살도 많이 붙여놨다.
만연체든, 화려체든 그렇게 써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면 읽는 분들도 재밌어한다. 독자가 되어보니 잘 알겠다. 쓸 당시 머릿속에 있던 것들은 시간이 한참 지나 독자가 되어 읽어보면 쓴 사람도 이해하기 힘든 지나친 수식과 어려운 문장구조를 가진 글이 되어있다. 전 보다 나아진 십원어치는 독자를 생각하는 마인드, 그거 같다. 감상과 판단, 상상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 압축 또 압축하자! 간결한 글 지상주의는 이런 뜻일 거다.
'브런치스토리'를 읽으며 발견한 세 가지를 공유하자면,
1. 한 문단은 컴퓨터 작성 기준으로 3~4줄 정도 쓰는 것이 가장 좋다. 5줄 이상 넘어가면 스마트폰 앱에서 볼 때, 길고 답답해서 거부감이 든다. 그래서 읽기 싫어질 수 있다. 글자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컴퓨터 한 줄이 스마트폰에서 2~2.5줄 정도 된다. 종이책과 전자책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은 단순히 읽기 편한 단위이다.
2. 문단 첫 줄 띄어쓰기는 필수다. 모든 책이 그렇게 출판된다. 그래서 독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문단 첫 줄 띄어쓰기에 익숙하다. 컴퓨터에서 작성하면 모든 앱에 적용되는데, 앱에서 작성하면 브라우저에는 적용이 안된다. 가급적 퇴고는 컴퓨터나 노트북으로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3. 이것은 개인 취향이기는 하지만 '소제목'을 이용하는 것이 독자들이 흐름을 좇아오게 하기 편하다. 두괄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환기도 되고, 흥미유발도 되고... 일석 N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마 쓰는 사람도 '지금부터 이런 이야기를 쓴다'라고 선언을 하는 격이니 글쓰기도 좀 편해진다.
시 창작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