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노는데,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프롤로그)
그뿐! (그저 선택의 결과일 뿐)
말이 씨가 된다고... '이생망, 이생망'을 습관적으로 외쳤더니 정말 망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난 아직 살아있다. 아직 살아있는데 뭘 망해? 인생 끝나지도 않았구먼, 망하긴 뭘 망해... 이번 생? 안 망했다! 혹시 모르지, 진짜로 임종직전에 그때 망한 게 맞았네라면서 '이생망'이라고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게 될는지... 아마 그러면 망하길 바라던 사람들은 굉장히 통쾌해하겠지... 그런데 그 사람들은 그때까지 살아남아 있을까?
'이생망'. 지금은 아니다. 아직 판단하기엔 섣부르다. 이번 생은 '아직' 망하지 않았다. 단지 과거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지금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벌을 주면 벌 받을 것이오. 상을 주면 상 받으면 된다. 그뿐! 남이 하는 소리? 그들의 판단이고, 그들의 가치관일 뿐이다. 나랑은 상관없다. 내 마음이 사막이면 벌이고, 내 마음이 꽃밭이면 상이다. 그뿐!
최선! (그들의 선택) : 지금 행복하세요?
"불안? 하기는 하지요. 당연히... 어쩌다 한 번씩 가~아 끔..."
"부모님께는 왜 안 죄송하겠어요... 하지만 죄송은 죄송이고, 죄송하다고 불행해질 수는 없잖아요?"
"외로움이 뭐예요? 외롭다는 뜻이 뭐예요? 음... 사전을 찾아보니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네요. 홀로 된 건 맞는데 쓸쓸하지는 않은데요? 추울 때 쌀쌀한 건 아는데, 쓸쓸한 건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어요. '쓸쓸하다'를 또 찾아볼까요? '외롭고 적적하다'네요. 뭐야 엑셀이면 Loop 걸리겠네요"
"자기 합리화, 자기 최면이면 어때요?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자기 합리화, 자기 최면 아닌 게 어디 있어요?"
"행복하세요?"
가족, 친척, 친구, 선배, 후배... 뭐 하여튼 아는 사람 모두! 대화를 하다 보면 십중팔구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모범답안처럼 나오는 대답 때문인지 뒤를 잇는 반응은 대게 비슷하다. 결론은 '니 똥 굵다! 인마!'로 끝난다. 그들은 항상 '다수가 가는 길이 정의(正義)'라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사실은 목소리 큰 사람들의 선택에 끌려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생각대로 직설적으로 말하진 못해서 대신 압축해서 간접적으로 행복하냐고 물으면 그들은 '최선'이었다고 답한다.
그게 뭐야!
행복하냐고 묻는데, 최선이었다고 답하는 그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결국 내 성격 탓으로 돌리면서 대화를 끝내지만, 뒤돌아서면서 드는 마음은 나나 상대방이나 '그게 뭐야'이다. 찝찝하고, 찜찜하다. 가끔 '틀리다'라는 낱말로 글을 썼는데 맞춤법 검사에서 '다르다'가 추천된다. '틀리다'가 틀렸다고 말한다. 틀린 것을 틀리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뭔 말인가 싶을 수도 있다.
틀린 이야기인지, 다른 이야기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틀른 이야기인지, 다린 이야기인지... 그대들이 이해하지 못한 그게 뭔지를 이제부터 이야기해볼까 한다. '그냥 노는데,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