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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나야 나!

그냥 철학 이야기

by 철없는박영감
그냥 지껄여보자면...


철학은 '내 마음속에 저장'이고, 매력발산이자 오디션이고, 인기투표다. 나만의 아이돌이고, 최애이며, 덕질이다. 철학자들은 성덕(성공한 덕후) 정도 되려나? 철학은 또 전쟁 같은 사랑이다. 경쟁이고, '썰戰'이고, 애증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결국 정치다. 나랑 다르면 기분 나쁘고, 틀린 거고, '저런 게(犬)'가 된다. 민주주의 시작이라고 하는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이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만 봐도 그런 것 같다.


어디서 주워 읽은 바로는 철학은 소피스트라고 하는 '상대주의자(당시 정치를 하던 달변가, 지금은 정치가 정도 되려나?)'들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마 지금 우리가 정치를 바라보는 그런 시선이지 않았을까? 원래 비판이 가장 쉽다. 어쨌든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라고 주장하는 소피스트에게 '지금 당신의 주장은 절대적인가? 상대적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객관주의, 즉 고대 철학이 시작됐다고 한다.


덕질의 기본은 남의 최애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철학은 객관주의와 상대주의로 나뉘어 서로 주도권 경쟁을 한 듯하다.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픽 미! 픽 미! 픽미~업!' 결과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되는 객관주의의 승! 승리의 기쁨도 잠시, 객관주의 내부에 다시 경쟁이 일어난다. 뭐 경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 사실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의 차이일 뿐... (음 그럼 상대적인 거 아닌가? ㅎㅎㅎ)


객관주의는 논리를 중시하는 '합리주의'와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주의'로 나뉜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정언, 가언명령, 정반합 같은 머리 아프고 고리타분한 역사의 길로 빠진다. 한참 뒤 정리가 좀 된 결과가 우리가 중학교 때 배운 오류의 종류이다. 대표적인 것이 '논점 일탈의 오류'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논점 일탈의 오류는 합리주의가 범하는 오류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경험주의가 범하는 오류다.


그런데 댓글창을 보면 '논점 일탈의 오류'는 거의 쓰이지 않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퉁쳐서 쓰이는 듯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내로남불'로 대통합된 듯하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런 잘못된 용어 때문에 '썰戰'을 벌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철학의 근간은 '비판적 사고'라고 한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남의 오류를 찾아내는 데에 더 재미를 붙인 것 같다. 오류의 종류를 왜 가르치고, 배웠을까?


어디로 흘러가는가?


그러면서 '정의'가 등장하고, '다양성'이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 상대주의는 죽지 않았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하고, 실존주의는 그냥 그게 거기 있으니 즐기라고 한다. 이들의 매력은 상당하다. 특히 힘들 때는 더 그렇다. 잘못하면 허무주의로 빠지기 딱 좋다. 나도 그랬다. 어차피 어지를 거 치워서 뭐 해? 어차피 더러워질 거 씻어서 뭐 해? 어차피 똥 될 거 맛있어서 뭐 해? 어차피 죽을 거 살아서 뭐 해?......


전부 놀아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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