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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없는박영감 Jun 24. 2024

소확행

'로또보다 더~'라고 하면 믿어주실 건가요?

행운


     월요일 늦은 오후입니다. 무척 덥네요. 장마가 시작될 것 같이 얘기하더니, 비는 안 오고 잔뜩 찌푸린 구름이 기온과 습도만 높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침식사로 사과 한 개만 먹고 있다는 건 잘 아시죠? 여기에 가끔씩 유통기한 임박으로 세일하는 그릭요거트를 더하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마트에 들를 때마다 제가 먹는 브랜드의 그릭요거트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버릇까지 생겼습니다. 보통 소비기한 이틀 전까지 안 팔리면 50%를 할인해 주더군요.


     지난 주였죠? 유통기한이 6/22인 제품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6/19일 저녁에 가보니 2개가 남아있더라고요. '아~ 내일 와서 꼭 득템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6/20이 되어 마트가 문을 여는 10시 보다 한 시간 정도 뒤인 11시에 맞춰 집을 나섰습니다. 그동안 관찰을 해보니 직원들이 그날그날 유통기한을 확인해서 선별한 제품을 모아서 할인 바코드를 찍어서 다시 진열하기까지 대게 한 시간가량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는 위험하다며 마트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사람들을 속으로 교양 없다며 욕했는데, 이 날은 바람과 같이 쌩하고 내려와서 과연 요거트가 있을까 두근두근하며 할인 매대 앞으로 갔습니다. 어제 잠든 동안 누군가 안 사갔다면 내일 아침엔 사과에 그릭요거트를 더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두 개 다 전부가 아니더라도 한 개만이라도~' 저, 생각보다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더라고요. 크큭


     우와 그런데 이게 웬 일? 두 개가 전부 할인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도 교양 있게~ 조급해 보이지 않고, 질척거려 보이지 않게~ 하지만 재빠르고 우아하게 두 개를 집어 들었습니다. 득템을 기뻐하며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 넣는데... 앗! 이게 또 웬 일? 한 개가 유통기한이 6/26인 겁니다. 이쯤에서 이성을 잃고 펄쩍 뛴 것 같습니다. 너무 기뻐서 누구한테든 전화해서 막 자랑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교양 있게~ 질척거려 보이지 않게~ 시크한 태도로~ 여기 브런치에 자랑해 봅니다. 크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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