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죽을래도 없다. (2)
공정
한 연예인 엄마의 14시간 자녀 학원 라이딩이 화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장이 '상위권 대학 지역 비례 선발제'를 제안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터진 일이다. 참! 타이밍이라는 것이... 누구 한 명 찍히면 그냥 골로 보낼 수 있는 곳이 방송이다. 어쨌든 가만히 보고 있으면 옛날 개그콘서트 시절 유행어가 생각난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맞다 우리나라에는 재능이 없다. 아니 재능은 죽었다.
의료계는 난리가 났고, 체육계는 이미 엘리트 체육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축구는 감독선임 문제로 시끄럽고, 프랑스 올림픽 이후 배드민턴에서 시작된 불화는 대한체육회를 뒤흔들었다. 예술계는 있는 자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변한 지 오래고... 연예계도 이미 스타의 자녀들이 많이 눈에 뜨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반짝 인기를 끄는가 싶더니, 이 마저도 조작사건에 휘말리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반짝 인기를 끈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팬덤을 등에 없고 온갖 사회문제를 일으키기까지 한다. 이제 인성 논란은 애교 수준이다. 재능만 있어도 성공할 수 있는 신화가 깨지면서... 여기저기서 고려시대 음서제를 떠올리는 세습제를 요구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현재 우리 사회에는 '공정'이 매우 큰 화두가 됐다.
계층이동, 신분상승의 희망은 고사하고... 이제는 부모의 능력이 재능이 되어버린 시대가 됐다.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며 이것을 불공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개혁을 이야기하고, 교체를 이야기하고, 결국엔 심판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라. 이건 재능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항상 가난한 천재와 부유한 천재를 비교했을 뿐... 가난한 둔재는 어느 누구도 지켜봐 주지 않았다.
재능을 돈 버는 기회로만 여겼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것을 정신병자 취급하고, 도전에 실패한 것을 낙오자로 낙인찍는 것이 언제부턴가 당연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옴짝달싹을 못한다. 뭘 해보려야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전부 허무맹랑하고 허황된 일확천금을 꿈꾼다. 그나마 로또번호를 맞추는 게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이제 재능이 없다. 재능은 죽었다. 하지만,
재능이 없다고 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꿈꾸게 해 줄까? 낙수효과 이런 것 보다 그런 걸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