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 : 똥고집

대책 회의는 항상 밤에 열린다. (8)

by 철없는박영감
나는 떳떳한가?


이런 성토나 고발 성격의 글을 쓰다 보면, 항상 마지막에 떠오르는 질문 하나가 있다.


"그래서? 너는 얼마나 떳떳한데?"


맞다. 이 질문 앞에서는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나는 떳떳하지 못하다. 특히 극렬히 거부하고, 혐오하고, 증오해 마지않던 모습을 많이 닮아 있는 순간을 맞이하면, 그야말로 유구무언이 된다. 심하게 말하면,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어진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완전히 무력해지고, 죽고 싶어진다.


가스라이팅... 흔들리는 나, 흔들어 버리는 나


누군가 도덕적 의무나 책임감을 거론하며 무언가를 강요할 때, 본능적으로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감정적으로 휘둘리는 것이 싫다. 의도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누군가가 내 의지를 꺾으려 할 때마다 전부 반발해 버린다. 하지만 동시에 깨닫는다. 이런 거부감 속에서도 내가 누군가에게 가스라이팅을 시전 했을 수도 있겠구나... 나는 자유롭지 않다. 나는 결백하지 않다. 나는 내 행동과 태도에서 완벽할 수 없다.


똥고집이라는 방어기제


그래서 내 성격은 똥고집으로 굳어졌다. 이건 신념이 아니다. 자존심도 아니고, 자격지심도 아니다. 때때로 논리적인 이유 하나 없이 내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건 그냥 반발심의 표현이다. 휘둘리지 않기 위한 마지막 저항이다. 누군가가 감정적으로 흔들려할 때, 비이성적인 방식으로라도 버티고 싶어진다. 이것은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벽이다. 그 벽은 어느새 성격이 되었다.


Rule Breake, 하지만 어디까지?



나는 깨닫는다. 나는 규칙을 깨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남이 만들어 놓은 도덕과 틀을 거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항상 이 질문에 도달한다.


"나는 정말 떳떳한가?"
"결국 나도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지 않는가?"


나는 남을 휘둘렀고, 누군가의 감정을 흔들었고, 내 신념을 강요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이 모든 행위가 점점 더 정교해졌다. 나는 더 영리해졌고, 더 치밀해졌으며, 때로는 의식하지 못한 채 가스라이팅을 하기도 했다. 나는 자유롭지 않다.


'내 탓이오'의 진짜 의미


사실 앞에서 한 모든 이야기는 이 말을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내 탓이오.' 내가 그렇게 혐오해 마지않았던 슬로건. 나는 지금 그 참의미를 마주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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