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직도 나를 묻고 있구나 (3)
To. 질투로 흔들리던 나
회의실에서 일부러 볼펜을 크게 딱딱거리던 내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누군가 깊은 고민 끝에 내놓은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순간, 나는 괜히 소란을 피우며 그 빛을 흐리려 했었다. 음... 그건 그 사람을 향한 공격이라기보다는 내 안의 불안이 밖으로 튀어나온 몸짓이었지. 회의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누군가 내가 생각하지 못한 색다른 모습으로 그 껍질을 깨려 할 때면 난 매우 불안해했던 거 같아.
너는 신도 아니면서 늘 전지전능하고 싶어 했지.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지고, 모든 아이디어를 먼저 내고, 모든 답을 알고 싶어 했어.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지. 세상은 누구도 전지전능하지 않으니까. 이게 질투일까? 너는 지금도 의심이 들지? 음... 그런데 달리 표현할 낱말이 없다. 그건 인정하지?
사실 질투는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네가 더 나아지고 싶다는 신호였어. 그 신호를 잘못 읽어서, 남을 끌어내리려는 방식으로 표현했을 뿐이지. 사실은 네가 올라가고 싶었던 거잖아. 하지만 그때는 질투를 했다는 표면적인 사실에만 집중해서 죄책감만 키웠지. 그런데 나는 이제 안다. 질투는 나를 갉아먹는 독이 아니라,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남의 빛을 시기하는 대신, 그 빛을 통해 내 길을 밝히는 방법을 배웠어. 그러다 보니 나랑 같은 식으로 반응하는 타인을 발견하게 됐지. 부끄럽지만, 이제는 그들이 무슨 마음으로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들도 미워하지 않는다.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다.
질투하던 너도, 전지전능하고 싶었던 너도, 결국은 성장하고 싶었던 나였으니까.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순간, 질투는 사라지고 배움이 남았다. 너무 걱정하지 마! 2025년도의 너는 조금은 어른이 되어있으니까.
From.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게 된 나